[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중저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을 대거 출시하며 판매 증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세계 첫 프리미엄 AI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출시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인해전술'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중국 중저가 AI 스마트폰 ‘인해전술’, 삼성전자의 중국 따돌리기 전략은?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폰 사업을 넓히기 위해 힘쓰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가 올해 1월 출시한 AI폰 갤럭시S24 울트라.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중저가 대항 제품 출시를 위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핵심 부품을 다른 부품으로 교체하거나, 더욱 차별화한 AI 기능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업체들이 5월 중저가 AI 폰을 대거 출시하면서, 기존 고가 프리미엄 중심이었던 AI폰이 중저가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메이주는 지난 16일 AI폰 ‘메이주21 노트’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구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8 2세대를 장착하고 있으며, 시작 가격이 2599위안(256GB 기준. 약 48만9천 원)이다.

메이주21 노트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실시간 번역과 일정 예약 기능 등이 탑재됐다. 갤럭시S24에 적용된 원을 그려 검색하거나 문서를 요약하는 서클투서치 기능도 적용됐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기업 비보는 지난 17일 ‘비보 X100s’(256GB 모델)를 3999위안(약 75만 원)에 출시했다. 미디어텍의 플래그십 AP인 디멘시티9300+가 적용된 이 제품은 사진을 촬영할 때 배경의 계절을 바꾸는 등 AI 편집 기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증권일보는 “AI폰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며 “AI폰 전쟁이 고급 시장에서 중저가 시장으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업체들이 출시한 제품에 적용된 AI 기능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24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기능보다 크게 발전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AI 기능을 접하고 싶지만 높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AI폰 갤럭시S24 시리즈는 115만5천 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강력한 기능을 갖춘 갤럭시S24 울트라(256GB) 모델은 출고가가 169만8400원이다.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갤럭시S25 시리즈는 일부 모델이 AP 단가 인상으로 전작보다 가격이 크게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품에 적용되는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4세대 제품으로, 전작 스냅드래곤8 3세대와 비교해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팁스터(IT 정보유출자) 네거티브원히어로는 중국 반도체 지원 서비스 업체 무어엘리트(Moore Elite) 자료를 인용해 "AP 대량 양산이 시작된 이후 2~6개월 뒤 시점을 기준으로 봤을 때 스냅드래곤 8 4세대의 가격은 200달러로 전작(135달러) 대비 가격이 48%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갤럭시S25 시리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갤럭시S25 부품 업그레이드를 제한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중국 중저가 AI 스마트폰 ‘인해전술’, 삼성전자의 중국 따돌리기 전략은?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거대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AP 가격 인상을 상쇄할 수 있다”며 “회사가 이런 방식을 택한다면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양에서는 큰 개선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AI폰을 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연결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활용한 AI 기능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이주와 화웨이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자사 제품에 적용되는 운영체제(OS)가 단일 기기에 적용되는 것을 넘어 자동차와 가전 등 다른 전자기기와 연동될 수 있도록 설계, 포괄적인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AI 시대의 스마트폰 시장은 단일 제품 경쟁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넘어왔고, 삼성전자는 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갤럭시폰 자체보다는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은 2월21일 자사 뉴스룸에 게시한 기고문을 통해 “다양한 제품군과 서비스 영역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고 최적화해 보다 강력한 모바일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갤럭시 웨어러블 제품에 AI 기술이 접목된다면 완전히 새로운 인텔리전트 헬스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며, 갤럭시 AI 경험은 더 많은 AI 업계 리더들과 협력을 통해 더욱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에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