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올해 정기 임원인사를 한달가량 앞당겨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의 조직안정과 함께 내년 진행될 대우건설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인사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창민, 대우건설 조기인사로 사업체질 바꾸나  
▲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11월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대우건설 인사는 보통 12월 초에 이뤄졌는데 박 사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취임 초반 낙하산 논란 등을 겪었던 만큼 내부 결속력을 하루빨리 다지기 위해 조기 인사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는 대우건설이 내년 매각을 앞두고 있어 이번 인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은 원래 해외사업에 강점이 있지만 해외사업은 현재 저유가에 따른 발주지연 등으로 침체된 지 오래다.

대우건설은 대신 주택사업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대우건설은 국내 주택경기가 살아난 2014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주택사업을 버팀목 삼아 해외사업의 불확실성을 이겨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박 사장이 앞날이 불투명한 해외사업보다 단기에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주택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우건설의 주택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이를 정도로 6개 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상반기 주택사업에서 낸 영업이익도 2648억 원에 이른다.

대우건설은 건축과 토목, 해외인프라, 주택, 플랜트, 발전 등 모두 6개 사업분야로 나뉘어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 토목과 건축, 주택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업에서 영업손실을 봤다.

주택사업에서 큰 폭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해외인프라사업에서 1676억 원, 플랜트사업에서 767억 원의 적자를 내면서 전체 영업이익도 1664억 원에 그쳤다.

박 사장이 현대산업개발 출신으로 주택사업 전문가라는 점도 박 사장이 주택사업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을 높인다.

박 사장은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2014년까지 35년 동안 몸담았다.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지내며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는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내는 등 37년 동안 건설업에 종사한 주택사업 전문가로 꼽힌다.

이번 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이 함께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발전과 플랜트사업에서 적자가 지속되면서 두 사업부를 합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에 발전에서 영업손실 16억 원, 플랜트에서 영업손실 76억7천만 원을 냈다.

박 사장이 취임한 뒤 이뤄지는 첫 임원인사인 만큼 대규모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대우건설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1명, 전무 5명, 상무 11명 등 모두 17명이 승진했다. 2014년에는 전무 2명, 상무 6명 등 모두 8명이 승진하는 데 그쳤고 2013년에는 32명이 대거 승진했다.

박 사장이 현대산업개발에서 손발을 맞췄던 인사를 영입할 수 있다는 얘기도 대우건설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신설된 해외인프라사업본부가 축소될 수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나이지리아법인장, 해외영업본부 본부장 등을 지낸 홍기표 부사장을 승진시키는 등 해외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해외토목과 해외건축을 통합해 해외인프라사업본부를 새로 만들었고 글로벌관리본부도 신설해 해외사업의 심의와 계약관리를 강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