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업계에 만연해 있는 '특허 무임승차'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24일 불법적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소송과 경고 등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배터리 특허 라이선스 시장을 조성해 배터리 산업의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엔솔 "만연한 특허 무임승차 강력 대응", 특허 라이선스 수익화 모델도 구축

▲ LG에너지솔루션 특허 현황, 전략. < LG에너지솔루션 >


이는 이 회사의 지적재산권(IP)에 대한 후발 배터리 업체의 무분별한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IT기기용 소형 배터리부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이미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경쟁사 제품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고유의 기술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그동안 회사는 미국 ITC(무역위원회)나 독일 법원 등에 경쟁사들을 대상으로 특허침해나 영업비밀 탈취에 대응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부당한 지재권 침해가 지속되고 주요 완성차 업체들조차 배터리 공급사 선택에 특허권 준수 여부를 고려하지 않는 등 시장 왜곡이 심각해지고 있어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한선 특허센터장 상무는 "회사는 산업 초기부터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배터리 시장을 개척해온 오리지널 이노베이터"라며 "앞으로 기술 주도권을 지키고 산업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특허권의 정당한 거래 시스템을 조성하고, 불법 침해 사례에는 엄중히 대응할 것" 이라고 말했다.

세계 배터리 시장은 지난 10여 년간 급격히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15년 28GWh에서 2023년 706GWh로 25배가량 성장했다. 2035년에는 5256GWh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배터리 기업 간 경쟁도 격화하면서 무분별한 기술 도용 사례도 급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를 확보하기 어려운 후발 기업들이 특허 무단 사용을 통해 유럽, 중국, 인도, 동남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특허 중 경쟁사가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략특허' 수는 1000여 개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실제 경쟁사가 침해한 것으로 확인된 특허 수만 해도 580건이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 공정, 팩, BMS(배터리관리시스템) 등 광범위한 분야에 핵심 기술 대부분을 선점하고 있다”며 “이미 배터리 제조에 상용화해 쓰고 있는 기초 기술인 1세대 기술부터 첨단 3세대 기술까지 현재 등록기준 3만2천 건, 출원기준 5만8천여 건에 이르는 특허를 확보하고 있어, 업계에서 'LG에너지솔루션 특허를 피해 배터리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회사는 합리적 배터리 기술 라이선스 시장을 구축하기 위해 특허풀이나 특허권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 모델을 활용키로 했다. 

앞으로 정당한 라이선스 계약 없이 무분별한 기술 침해가 지속되면 특허침해 금지소송 등 강경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전문가를 적극 확보해 소송 역량을 강화하고, 지재권을 관리하는 해외 IP오피스를 확대해 체계적으로 관리· 감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기업의 존속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재권을 보호하고 무분별한 특허 침해에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선도업체로서 합리적 라이선스 시장 구축에 앞장서 특허권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수취하고 미래 핵심 기술 개발을 더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