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자들이 경기도에 위치한 한 건축현장에서 작업중지권 현수막을 확인하고 있다. <삼성물산>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사례가 30만 건을 넘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부터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결과 지금까지 국내외 113개 현장에서 30만1355건의 작업중지권이 행사됐다고 15일 밝혔다.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된 권리로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업체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조사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 현장에서는 하루 평균 270건, 5분마다 한 번씩 작업중지권이 행사됐다. 전면 보장 첫해에 8224건에 그쳤던 작업중지권 행사는 2년째 4만4455건, 3년째 24만867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이와 관련해 “당장의 급박한 위험 방지 차원을 넘어 안전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수단으로 작업중지권 행사가 일상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이유를 살펴보면 근로자의 충돌·협착이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추락 28%, 장비 전도 24% 순이었다. 중대재해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충돌과 협착, 추락, 장비 전도를 모두 합치면 80%가 넘었다.
작업중지권은 발생 재해를 낮추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휴업재해율(근로자가 1일 이상 휴업하는 재해 발생 비율)은 작업중지권 도입 이래 매년 15% 가까이 꾸준히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하는 데에 더해 작업중지권을 요청한 근로자를 보상하고 작업중지권 활용을 독려하는 안전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작업중지권을 자주 행사한 근로자 강병욱씨는 “불이익이나 다른 근로자의 불만 등을 걱정했지만 근로자 한마디에 현장이 실제로 변화하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 적극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현장 근로자 38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는 작업중지권이 근로자 안전에 도움이 되며 앞으로도 작업중지권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삼성물산은 공기 지연과 인력 추가 투입 등 작업중지권 행사 때문에 발생하는 협력업체의 손실을 보장하는 등 안전 문화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작업중지권 관련 비용을 13개 업체, 391건 공사 정산 과정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작업중지권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교육 등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체 개발한 현장 위험 발굴 애플리케이션인 S-TBM은 모든 공사 현장에 확대 적용해 근로자가 쉽게 위험 상황 작업 중지를 할 수 있도록 한다.
근로자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위험 상황에서만 작업 중지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위험을 예측해 조치할 수 있도록 장비 사용, 고소 작업 등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한 교육과 정보 제공 등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주요 장비와 설비의 사고 현황과 정보 등은 근로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동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공유하기로 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