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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비이자이익 창출 고민 커진다, 홍콩 ELS에 방카슈랑스 영업환경도 위축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4-04-05 16: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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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주요 시중은행들이 방카슈랑스(은행을 통한 보험판매)시장 위축에 비이자수익 다각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신탁, 펀드 등 투자상품 판매 확대가 쉽지않은 데다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격의 비이자사업으로 여겨지는 보험판매에서도 상품 공급자인 보험사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은행 비이자이익 창출 고민 커진다, 홍콩 ELS에 방카슈랑스 영업환경도 위축
▲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홍콩 H지수 ELS로 투자상품 판매가 위축된 상황에서 방카슈랑스 영업환경도 나빠지고 있다.

5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국내 보험사들은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2년차인 올해도 수익성이 좋은 보장성보험 위주 판매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지 않은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이미 사업 자체를 중단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흥국화재에 이어 최근에는 손보사 1위 삼성화재도 국내 방카사업에서 철수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은 저축성 위주인 만큼 은행 방카사업에서 손보사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그렇다 하더라도 은행들은 주요 손보사 이탈에 따른 시장의 전반적 위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이미 IFRS17 도입 첫 해인 2023년 합산 방카 수수료이익이 2575억 원으로 2022년보다 20%가량 감소했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KB국민(-22.1%), 신한(-12.5%), 우리은행(-33.2%)이 지난해 방카사업부문에서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판매 감소 영향에 타격을 입었다.

은행들은 특히 올해 홍콩 ELS 손실 사태로 주요 비이자사업인 신탁, 펀드 등에 적극적으로 힘을 싣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방카사업이 더욱 절실하게 여겨진다.

방카사업에서 나오는 수수료이익은 그동안 펀드 등 다른 사업이 위축될 때 비이자이익을 방어하는 톡톡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사태 등 펀드 대규모 손실사태가 연달아 일어난 뒤인 2022년 4대 시중은행은 모두 방카 수수료이익이 늘어났다. 

KB국민은행은 2022년 방카 수수료이익이 1310억 원으로 전년(750억 원)과 비교해 74.6% 늘어났다. 소비자들의 펀드 등 투자상품 기피 현상, 은행업계 판매정책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방카 수수료이익이 각각 2021년과 비교해 30.8%, 30.9% 늘었다. 우리은행도 2022년 방카 수수료이익이 전년보다 15.8% 증가했다.

반면 2022년 은행들의 펀드상품 등 수수료이익은 30% 안팎으로 감소했다.
 
은행 비이자이익 창출 고민 커진다, 홍콩 ELS에 방카슈랑스 영업환경도 위축
▲ 삼성화재의 방카사업 철수로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고심이 더욱 깊어졌다.

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지만 현재 금융소비자들이 은행 투자상품 전반에 관한 인식이 좋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방카를 비롯해 퇴직연금, 외환 등 다른 부문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방카사업까지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비이자부문에서 기댈 곳이 줄어든 셈이다.

은행들은 보험사의 방카사업 축소로 수수료이익 타격 외에도 ‘25%룰’ 등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카 25%룰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한 규정이다. 은행이 특정 계열 보험사를 밀어주거나 대형 보험사의 시장 독식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업계에서는 방카사업이 도입된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금융산업과 영업환경이 변화한 만큼 25%룰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를 비롯해 보험사들이 하나 둘 방카시장을 떠나면서 25%룰을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며 “이전에 보험사 10곳의 상품이 있었는데 이게 반토막이 난다고 가정하면 판매가 잘 되는 회사의 상품 비중이 높아져 규제 준수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는 프랑스어로 은행을 뜻하는 ‘Banque’와 보험을 의미하는 ‘Assurance’의 합성어다. 은행과 보험사가 제휴해 은행지점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국내에는 2003년 도입됐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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