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이 자회사 포스코엔지니어링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의 부진 탓에 경영난을 겪고 있어 다른 회사에 매각하거나 포스코건설과 합병하는 방안 중 하나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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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
하지만 두 방안 모두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30일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매각할지 아니면 포스코건설과 합병할지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잘못된 해외투자와 수주부진 등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태”라며 “포스코엔지니어링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각과 합병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어떻게 해야 경영성과를 올릴 수 있는지 적합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우선 인력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시기와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최근 올해 말까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율적인 희망퇴직을 접수받아 인력감축 작업을 진행해 몸집을 크게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최대 인원의 절반 이상을 감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전체인력이 1189명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희망퇴직으로 나가게 될 경우 사실상 독자생존이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포스코엔지니어링이 해외수주를 거의 따내지 못해 일감을 많이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사업규모에 맞게 인원을 최대한 효율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엔지니어링을 매각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며 매수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외사업의 비중이 큰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사업 특성을 고려했을 때 최근 해외수주가 급격히 줄어들어 시장에서 큰 관심을 얻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병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건설이 플랜트 설계에 강점을 보유한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병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의 2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포스코건설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는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병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올해 해외에서 수주를 거의 하지 못해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재무구조도 취약하다. 포스코건설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534.6%에 이른다. 지난해 말 471.9%보다 부채비율이 더 늘어났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포스코건설의 재무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는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안에 쉽게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