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스마트폰 및 반도체사업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9일 서울 서초구의 삼성 서초사옥을 방문한 손 회장을 두시간 정도 만났다.

  이재용, 삼성 서초사옥에서 손정의 만나 무슨 얘기했나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논의 내용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유통망 강화와 반도체사업에 관련된 협력이 검토됐을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한 이동통신사다. 2013년 미국 4위 이통사 스프린트를 인수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영국 반도체설계기업 ARM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의 AP(모바일프로세서) 등 반도체 주요제품이 ARM의 설계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소프트뱅크가 ARM을 인수한 뒤 설계 라이선스비용을 높이는 등 정책을 변경해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이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손 회장은 ARM 인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은 나의 오랜 친구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마찰을 빚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손 회장과 글로벌 정재계 인사 모임인 ‘선밸리콘퍼런스’에 참석하고 같이 골프를 즐기는 등 꾸준히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사물인터넷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에 주력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플랫폼 협력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인수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업체 스마트싱즈와 시스템반도체사업부의 사물인터넷 전용 반도체 ‘아틱’ 시리즈를 통해 사물인터넷 사업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로 반도체 관련사업에 처음 뛰어드는 만큼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한 삼성전자에 협력하며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도 ARM의 설계기술을 확보하면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에 35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무구조가 악화된 만큼 삼성전자가 ARM의 지분을 일부 취득할 가능성도 일각에서 나온다.

손 회장은 국내기업들과 사업협의 등을 위해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30일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