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정부 인텔 반도체 보조금 발표 임박, 지원 규모에 삼성전자 TSMC '촉각'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텔에 제공할 반도체 지원법 보조금을 곧 발표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9월9일(현지시각) 인텔 오하이오 반도체공장 착공식에서 투자 결정을 환영하는 내용의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텔의 반도체 시설 투자에 제공하는 정부 보조금 지급 계획을 마침내 공개한다.

이는 삼성전자와 TSMC가 받게 될 정부 지원 규모와 직결되는 변수인 만큼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20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인텔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시행에 따라 받게 될 지원금을 발표한다.

인텔은 현재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 이상을 들여 반도체 생산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전하며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등을 향한 보조금 발표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 대선 출마가 사실상 확정되며 미국의 각 주를 방문해 선거 유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애리조나 및 네바다주를 방문한다.

애리조나는 인텔과 TSMC 반도체 생산공장이 모두 건설되고 있는 지역인 만큼 정부 지원금과 관련한 발표는 우호적인 여론 확보에 중요하다.

TSMC가 미국 정부 지원금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파운드리 공장 가동 시기를 당초 올해에서 내년으로 늦췄고 인텔도 투자를 늦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 보조금 지급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면 투자에 다시 속도가 붙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

인텔이 반도체 지원금에 힘입어 파운드리 기술 및 생산 경쟁력을 높인다면 이는 미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결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 활용되는 첨단 파운드리 물량은 대만 TSMC가 거의 다 독점하고 있는 만큼 인텔과 같은 미국 기업의 입지 강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도 이러한 이유를 들어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하는 한편 충분한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면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백지화할 가능성마저 시사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모두 촉각을 기울일 주요 사안에 해당한다.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 규모가 한정적인 만큼 이날 발표되는 내용은 삼성전자와 TSMC 등 파운드리 경쟁사에도 큰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TSMC는 애리조나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정부에서 충분한 지원금을 받아야 한다.

만약 인텔이 예상보다 많은 보조금을 선점한다면 삼성전자와 TSMC에 돌아갈 몫은 그만큼 줄어 미국 내 투자가 위축되거나 파운드리 경쟁력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

미국 상무부는 인텔에 지급하는 지원금 규모가 확정된 뒤 삼성전자와 TSMC, 마이크론 등 미국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신설하는 다른 기업을 향한 지원 계획도 곧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