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024년 3월 주주총회 시즌이 역대급 열기로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거센 가운데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 등의 주주 제안이 봇물을 이루고,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표 대결도 예상된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확대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추가 지원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곳곳에서 전운이 감도는 ‘벚꽃 주총’ 이슈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3월 주총대전] 카카오 주총 앞두고 직원·주주 불만 커져, 뉴카카오 응답할까

▲ 카카오에서 직원 처우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주환원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국내 경쟁사 수준으로 처우를 해달라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4일 IT업계 안팎의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가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직원과 주주의 불만이 동시에 고조되고 있다.

카카오가 내부 사기 진작 차원에서 올해도 전 직원에 주식을 나눠주기로 했지만, 보상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푸념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특히 주주환원 확대는 커녕 자기 몫을 줄여야하는 주주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뿔이 난 상태다.

카카오는 28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제 2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주요 직장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현재 카카오 직원들의 불만은 네이버 등 IT업계 선두기업 가운데 임금과 성과급 수준이 낮은 편이라는 데 쏠려있다.

한 카카오 직원은 "경쟁사에 비해 보상이 낮아지다보니 일을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직원을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카카오에 적당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도 "연봉이 경쟁사와 비교해 차이가 많이 나는데 회사 안에서 노력해서는 원하는 보상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당분간은 시나(정신아 대표이사 내정자)가 회사를 어떻게 바꿔갈 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의 평균임금은 다른 경쟁사보다 높지만 임원과 직원 사이 간격이 다른 곳보다 커 일반 직원의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 2021년부터 카카오 계열사 임원들의 스톡옵션 행사가 잇따라 논란이 되면서 직원들의 박탈감도 켜져있는 상태다.

이에 카카오는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2021년부터 전 직원에 해마다 2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카카오 주식이 최근 3년 동안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권리를 행사하기가 쉽지 않았다.

또 별다른 제약없이 연간 1천만 원 가량의 주식을 지급(스톡그랜트)하는 네이버의 정책과 비교되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카카오 주주들의 불만도 높아져있다.
 
[3월 주총대전] 카카오 주총 앞두고 직원·주주 불만 커져, 뉴카카오 응답할까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28일 카카오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 대표이사에 오른다.


2022년 발표한 3개년 주주환원정책 역시 높아진 주주 눈높이에 이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월에는 올해 267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 실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배당 규모는 IT업계에서 높은 편에 속하지만, 올해 네이버가 1190억 원을 배당하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13일에 발표된 본사 직원 스톡옵션 부여 소식에, 카카오 주주 커뮤니티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스톡옵션 보상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걱정이다.

한 카카오 주주는 "상여금을 늘리는 방법도 있을 텐데 주식 수를 늘리는 보상을 선택한 점이 아쉽다"고 적었다.

또 다른 주주는 "주가가 반토막이 됐는데 주식 수가 더 늘어나는 사실이 달갑지만은 않다"며 "계열사 스톡옵션 사태에 연루된 사람이 본사 임원으로 합류하는 점도 주주로서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2023년 11월 카카오는 현재보다 더 강화된 중장기 환원정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28일 주총에서 선임될 예정인 정신아 신임 대표이사를 비롯한 새 경영진(뉴카카오십)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