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가' 우라늄 공급부족 해소 전망, 미국 캐나다 호주 생산량 늘어난다

▲ 광산에서 생산돼 카자흐스탄 외스케멘에 위치한 시설에서 가공 과정을 거치고 있는 우라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 우라늄 생산을 재개하며 그동안 급격하게 상승했던 우라늄 가격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우라늄생산자협회(UPA)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벌어진 뒤 채굴을 멈춘 광산들을 복원하기 위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협회에 가입된 미국 생산업체 다섯 곳은 텍사스, 와이오밍, 애리조나, 유타주 등에 위치한 5개 우라늄 광산의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일부 업체들은 새로운 우라늄 광산 탐색에도 나서는 등 미국을 중심으로 우라늄 산업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콧 멜비 UEC(Uranium Energy Corp) 선임 임원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오랫동안 잠들어 있었던 미국 우라늄 업계가 깨어나 활력을 띠고 있다”며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와 친환경 전환을 위해 필요한 원자력 에너지 확보를 위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월 기준 우라늄 가격은 1파운드당 100달러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가 우라늄 공급 부족 우려를 높였기 때문이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러시아는 국제 시장에서 유통되는 우라늄 가운데 38%를 공급했다. 캐나다가 28%, 중국이 25%로 뒤를 이었다.

당시 미국은 유의미한 규모의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지 않아 통계에서 제외됐다. 

가공 전 우라늄 생산 비중을 봐도 2021년 기준 카자흐스탄이 2만1천 톤을 생산한 반면 호주와 캐나다 생산량을 합쳐도 9천 톤을 밑돌았다. 특히 미국은 한 해 동안 8톤을 생산하는 데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자국 영향권 안에 있는 국가들에 우라늄 수출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넣으면 서방 국가들의 원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존 캐시 우르에너지(UEI) 최고경영자(CEO)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이 언제 이런 나라들에 영향을 행사할 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라늄 공급원의 다변화는 현 시점에서 명백하게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화석연료를 퇴출하는 국가들이 원전을 대안으로 선택하는 일이 늘어 우라늄 수요를 늘린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60개가 넘는 신규 원전이 건설되고 있고 향후 110개 건설이 추가로 시작될 것으로 집계됐다. 우라늄 수요도 이에 맞춰 2040년 13만 톤을 기록해 2022년 수요를 두 배 이상 웃돌 것으로 예측됐다.

단기적으로 봐도 현존 원자로들이 재가동되는 것은 물론 수명도 연장돼 2030년까지 8만3천 톤이 넘는 우라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치솟는 우라늄 수요에 미국 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호주도 자국 내 우라늄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호주는 세계 우라늄 매장량 가운데 4분의 1을 보유한 국가로 향후 우라늄 생산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리베룸(Liberum)에서는 현재 90달러를 웃도는 현재 우라늄 가격이 공급 증가에 따라 향후 7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톰 프라이스 리베룸 상업전략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미국 연방정부는 자국 내 우라늄 생산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 향후 채굴 활동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며 "캐나다와 호주 등에서 값싼 우라늄이 공급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우라늄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미국에서도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