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상반기 주식시장을 주도하기도 했던 엔터테인먼트 업종 관련주가 고전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불고 있는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주 투자열풍에서 소외된 가운데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연일 내림세를 나타냈다. 
 
'카리나 열애'로 더 부각된 엔터주 추락, 증권가는 ‘바닥 다지기’ 낙관론 우세

▲ 엔터 대장주인 하이브를 비롯해 엔터주 주가가 올해 약세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낙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주가가 3월까지 바닥을 다진 뒤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22일부터 최근 2주 동안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지수는 8.32%(158.83포인트) 하락해 KRX 업종지수 25개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날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하이브·JYP·에스엠·와이지)의 합산 시가총액은 12조5275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3조 원 넘게 줄어들었다. JYP엔터테인먼트(-33.9%) 주가가 가장 크게 내렸고 에스엠(-23.0%), 와이지(-22.4%), 하이브(-20.4%) 주가도 20% 이상 하락했다. 

인공지능(AI)과 저PBR주가 올해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엔터업종은 이 같은 흐름에서 소외되면서 차별적인 내림세를 보였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활동 부재로 인한 모멘텀 부족이 현재 주가부진의 주요한 원인이다”며 “저PBR 관련주로 순환매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더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중국 앨범 구매력 하락에 따른 실적 피크아웃(고점을 찍고 내리는 것)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중국 소비력 감소와 팬덤 사이의 경쟁 둔화로 지난해부터 중국 앨범 판매수출이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났고 올해 컴백한 아티스트 앨범 판매량도 줄어들면서 실적 둔화우려가 이어졌다.  

엔터 대장주 하이브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넘기는 등 사상 최대 이익을 냈지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실적 둔화우려를 반영하며 연이어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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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력 아티스트 관련 이슈도 엔터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하고 있다. 사진은 에스엠의 주력 아이돌그룹 에스파.


여기에 주력 아티스트의 열애설, 재계약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업종 투자심리가 추가로 악화했다.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의 열애설과 그룹 샤이니의 태민과 온유가 에스엠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에스엠 주가가 이날 52주 신저가까지 내렸다. 와이지엔터도 주력 아티스트였던 블랙핑크와 개별 활동 계약에 실패한 뒤 좀처럼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에스엠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JYP, YG 주요 임원이 주식을 매수하는 등 주가 방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터주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1분기 활동이 적었던 만큼 1분기가 마무리되는 3월 말까지 주가 바닥을 다진 뒤 주가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판단이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공구물량 급감여파와 연중 최대 비수기인 1분기가 겹치면서 1분기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며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아티스트들의 컴백 러시 등으로 점증적인 주가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도 “일반적으로 4월부터 아티스트의 활동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을 감안하면 3월부터 본격 반등세를 탈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