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엔비디아 신형 AI 반도체 파운드리 독식, 패키징 설비 증설도 앞당겨

▲ TSMC가 4나노 및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으로 엔비디아 신형 인공지능 GPU 위탁생산 주문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엔비디아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H200 이미지.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이른 시일에 공개될 엔비디아의 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을 독점하며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지난해부터 겪던 고사양 반도체 패키징 공급 부족 문제도 증설 일정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며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채비를 갖춰내고 있다.

5일 대만 공상시보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이미 엔비디아에서 H200과 B100 등 신형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상시보는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H200이 TSMC 4나노 미세공정, B100이 3나노 파운드리 기술을 각각 활용하게 된다고 전했다.

H200과 B100은 엔비디아가 미국 현지시각으로 17일 개최하는 연례 GPU 기술 콘퍼런스에서 상세한 정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 IT기업에서 막대한 수요를 불러온 H100과 A100의 후속 제품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의 학습 및 구동에 필요한 연산 성능이 대폭 개선될 공산이 크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H200 출시 계획을 예고하며 HBM3e 메모리를 활용해 H200의 생성형 인공지능 관련 성능을 이론상 최대 1.9배까지 높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아마존, 메타 등 IT업체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사용되는 핵심 제품이다.

대형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관련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의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공상일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러한 공급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품 출시 계획을 정식으로 발표하기 전부터 TSMC에 위탁생산을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1분기는 파운드리 업계 비수기로 꼽히지만 TSMC의 3나노 및 4나노 파운드리 가동률은 엔비디아의 GPU 수주에 힘입어 최대치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TSMC가 올해도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을 독점해 가파른 수요 증가에 대응하며 강력한 성장 기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TSMC 엔비디아 신형 AI 반도체 파운드리 독식, 패키징 설비 증설도 앞당겨

▲ TSMC의 반도체 패키징 기술 홍보용 이미지. < TSMC >

지난해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품귀현상이 지속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는 TSMC의 고사양 반도체 패키징 설비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이 지목됐다.

인공지능 반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쓰이는 고사양 패키징 공급 능력에 한계를 맞아 TSMC가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 했다는 것이다.

공상일보에 따르면 TSMC는 당초 올해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던 패키징 설비 증설 및 가동 시기를 2분기까지 앞당길 정도로 공격적인 전략을 쓰며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이른 시일에 줄어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패키징 공급 능력 확대는 자연히 TSMC의 실적 증가로 직결된다.

공상일보는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강세로 TSMC의 첨단 파운드리 설비 가동률은 2월 기준 90%를 기록했다”며 “TSMC의 안정적 생산 능력이 업계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TSMC 매출에서 인공지능 및 슈퍼컴퓨터 관련 반도체 위탁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모바일 반도체를 웃도는 수준으로 추정됐다.

본격적으로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한 시점이 지난해부터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주요 성장동력 위치를 차지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TSMC는 엔비디아의 유일한 라이벌로 꼽히는 AMD의 신형 ‘MI300’ 시리즈 GPU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도 독점하고 있어 이중으로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인텔과 애플, 미디어텍과 퀄컴 등 대형 반도체기업이 모두 TSMC 3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확보를 노리고 있는 만큼 TSMC가 고객사와 파운드리 가격 협상에도 꾸준한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