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사고 이후 실시한 글로벌 리콜이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고 제품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악재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소비자가 제품교환에 불편을 겪어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하고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재개도 늦어지며 삼성전자가 리콜사태로 예상보다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점점 유력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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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블룸버그는 26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로 고가전략의 역풍을 맞게 됐다”며 “2조 원에 가까운 리콜비용과 소비자의 신뢰 하락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리콜대상이 된 갤럭시노트7은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의 1% 미만에 그치겠지만 전체 연간 스마트폰 영업이익의 22%에 이르는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고가 스마트폰 라인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브랜드가치와 수익성을 모두 확보했지만 그만큼 의존이 높아 제품 결함에 따른 손해를 크게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소비자의 신뢰회복을 위해 스마트폰 연구개발과 검증절차, 마케팅을 모두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수익성 확보에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브랜딩브랜드의 설문조사결과 현재 미국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34%가 갤럭시노트7 리콜 이후 ‘다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삼성전자가 미국과 한국 등 주요국가에서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에 차질을 빚으며 브랜드 신뢰도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미국에서 갤럭시노트7을 교환하려는 소비자들이 유통점이나 이통사에 물량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신제품을 받기까지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필요한 리콜 물량의 절반인 50만 대 정도를 공급했다. 하지만 버라이즌 등 일부 이통사가 리콜절차를 밟는 동시에 판매를 재개해 물량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갤럭시노트7 사용자의 절반 수준이 신제품 교환을 끝냈다고 밝혔다. 그런데 10월1일부터 제품을 이통사 대리점이 아닌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만 교환할 수 있다.
이통사 대리점에 제품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던 상황에서 20만 대에 가까운 나머지 물량을 전국 160개의 서비스센터에서만 교환하게 될 경우 소비자의 불편과 불만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해 갤럭시노트7의 국내 판매재개를 늦추고 소비자에 직접 전화를 걸어 리콜을 안내하는 등 최대한 9월 안에 많은 제품을 교환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의 갤럭시노트7 구매자는 내년 3월까지 제품을 교환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배터리 사용량을 최대 60%로 제한한 만큼 사용에 불편을 겪게 된다.
삼성전자가 배터리 결함을 수정해 내놓은 갤럭시노트7에서 배터리 오류가 발생하고 액정에 붉은빛이 도는 사례도 한국에서 발견되며 품질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도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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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환받은 갤럭시노트7 일부 제품에 붉은 빛이 돈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공개한 사진. |
갤럭시노트7을 신제품으로 교환받은 사용자 가운데 일부는 배터리를 10% 이상 충전할 수 없거나 제품을 2시간반 정도 사용하면 방전되는 등 결함이 있는 제품을 받았다. 액정화면에 선명한 붉은빛이 돈다는 말도 계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생산공장을 최대로 가동하며 교체물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제품 불량률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런 사례가 해외에서도 발생했는지, 제품 자체의 결함이 맞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이번 리콜과 관계가 없는 이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재개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한국 판매는 10월1일 시작되지만 미국 공식 판매는 최소 50만 대 이상의 교체물량의 공급이 충분히 이뤄진 뒤 재개할 수 있다.
데이비드 루이스 삼성전자 유럽법인 마케팅총괄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갤럭시노트7의 공식 판매재개는 11월 말이 돼야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실적타격을 최소화하려면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판매재개를 앞당겨야 하지만 거듭된 악재를 만나고 있다”며 “리콜에 필요한 시간이 길어지며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