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부품 원가 200만 원 넘는다, 삼성 LG와 디스플레이 협력 중요

▲ 애플 '비전프로' 부품 원가가 200만 원을 넘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 비전프로 홍보용 이미지.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공간 컴퓨터로 정의한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헤드셋 ‘비전프로’ 부품 원가가 1542달러(약 205만 원)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비전프로가 메타 ‘퀘스트’ 등 경쟁사 제품보다 훨씬 높은 생산단가를 갖추고 있는 배경에는 고가의 마이크로 올레드 디스플레이와 자체 개발 프로세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CNBC에 따르면 미국 기준 3499달러(약 466만 원)부터 출시된 비전프로 생산에 활용되는 부품 가격은 판매가의 절반에 미치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 분석을 인용해 비전프로 부품 가격 총합이 1542달러 안팎이라고 전했다. 이는 연구개발 및 마케팅 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 하드웨어 원가를 의미한다.

부품 원가만 따져도 메타의 경쟁작 퀘스트3(499달러), 퀘스트프로(999달러)를 넘는 수준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비전프로 부품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은 소니가 공급하는 1.5인치 마이크로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분석된다.

최대 3660x3200 해상도를 지원하는 마이크로 올레드 패널은 1개당 228달러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제품당 2개가 탑재되는 만큼 단가 총합은 456달러(약 61만 원)에 이른다.

CNBC는 애플이 이전부터 모바일 시장에서 디스플레이 신기술 활용에 가장 앞서나가는 기업으로 주목받아 왔다며 비전프로도 디스플레이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옴디아는 비전프로에 적용된 부품 가운데 애플이 자체 개발한 M2 및 R1 프로세서도 원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전프로는 디스플레이 및 프로세서 성능 측면에서 퀘스트를 비롯한 경쟁 제품과 비교해 뛰어난 사양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애플이 비전프로 가격을 크게 낮춘 보급형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전까지 이를 대중화시키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연히 애플이 비전프로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디스플레이 패널 수급처를 다양화하는 것이 후속제품 판매가를 인하하는 데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옴디아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한국 기업, 중국 BOE 등이 마이크로 올레드 디스플레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수 년 안에 이들의 시장 진입이 비전프로 원가 절감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지금과 같이 소니가 마이크로 올레드 패널 공급을 독점하는 구조에서 벗어난다면 업체들 사이 경쟁이 벌어지고 생산 물량도 늘어나며 부품 가격도 자연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애플이 비전프로에 단점으로 꼽히는 높은 가격과 부품 원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협력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CNBC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미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지 여부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할 수도 있는 시장이 됐다”며 애플에 공급 기회를 잡으려는 업체들 사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