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토춤부터 로스쿨 시험풀이까지', 다가온 총선 정치인 유튜브 전성시대

▲ '나루토춤'을 추고 있는 유지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로스쿨 입학에 필요한 법학적성시험을 풀고 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4·10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예비후보들 뿐만 아니라 주요 정당도 가세해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쇼츠에서 유행하는 ‘나루토춤’ 등을 활용해 자신의 인지도를 알리려는 후보들부터 선거 브이로그, 경력과 스펙 소개 영상, 대형 정치 유튜브 채널 출연까지 활용 형태도 각양각색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각 당의 예비후보들은 최근 2030세대가 가장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활발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전 서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유지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자신이 올린 인스타그램 쇼츠 비디오의 조회수가 420만회·하트 9만 8천·공유 14만 7천회가 넘고 있다. 

유 후보가 올린 ‘나루토춤’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특이한 동작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춤으로 유 후보가 ‘포인트를 맛깔나게 살렸다’는 등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국민의힘에서는 서울 영등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기남 예비후보가 영상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 후보는 자신의 선거대책팀과 함께 보이그룹 라이즈의 ‘토크 색시(Talk Saxy)’라는 노래에 맞춰 어설픈 동작을 한 것이 젊은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해당 영상은 218.9만 조회수·하트 8.3만·댓글 650개를 기록했다. 

또 김 후보는 ‘고려대 공학석사가 풀어보는 24학년도 수능 미적 1번’ 영상도 152만 3천회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숏폼 영상은 젊은 층의 이용률이 높아 정치인들이 인지도나 호감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3년 7월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동안 숏폼 플랫폼을 이용한 Z세대(1990년대 중·후반생부터 2010년대 초반생)는 90%로 밀레니얼 세대의 이용률(79.4%)보다 확연히 높았다. 그 가운데 숏폼 콘텐츠를 매일 보는 Z세대는 66.1%에 이른다. 

구체적으로는 평일에는 103분, 주말에는 무려 130.6분으로 2시간을 훌쩍 넘게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었다. 

몇몇 예비후보들이 이같은 홍보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자 다른 예비후보들도 쇼츠를 활용해 다양한 컨텐츠를 내놓고 있다.

유튜브가 대세 영상 플랫폼으로 잡은 뒤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정치 유튜버들 역시 예비후보들의 단골 홍보 채널로 여겨진다. 

진보적 성향 채널에는 대표적으로 14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 꼽히고 보수적 성향 채널에서는 10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고성국TV’가 있다. 

김어준 유튜브에는 현재까지 최민희·이지은·백승아 등 민주당의 예비후보가 출연했고 고성국TV에는 정광재·허성우·김도식 등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출연해 자신의 정치적 생각과 포부를 공유했다. 
 
‘나루토춤부터 로스쿨 시험풀이까지', 다가온 총선 정치인 유튜브 전성시대

▲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왼쪽)과 '고성국TV'(오른쪽). <유튜브 갈무리>


다만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보수와 진보 유튜브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유권자들에게 편견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후보들은 이들 정치 유튜브 채널과 거리를 두거나 양쪽 성향의 채널 모두에 출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에서 직접적으로 자신의 정책과 정치적 의견을 알리는 방법에는 ‘흥미' 요소가 다속 부족해 일부 인지도 높은 인사들을 제외하곤 유권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이에 예비후보들은 자신들의 선거 일정을 담은 일상을 브이로그 형태로 만들어 홍보 수단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서울 중구성동구을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하는 이영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총선을 코앞에 둔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얼마나 바쁠까?’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자신의 일상을 알렸다. 

종로구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웃음 가득 종로구민들의 퇴근길’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일상에서 퇴근길에 오르고 있는 종로구민들과 소통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유명 직업 소개 채널에서 아침 출근부터 저녁 퇴근까지 자신의 하루 일상을 온전히 소개하는 영상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동작구을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94만 7천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채널 ‘직업의 모든 것’에 출연해 ‘국회의원만 연이어 4번 한 정치인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은 약 9만회의 조회수와 1165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나 후보 역시 인스타그램 릴스도 활용해 ‘사시패스 나경원, 지금도 풀 수 있을까?’라는 영상을 올려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상은 238만 조회수와 좋아요 2.6만, 749개의 댓글이 달렸다. 나 후보는 사법시험에 합격한 지 30여 년이 지났는데도 로스쿨 입학에 필요한 법학적성시험 문제를 식사 자리에서 짧은 시간 안에 풀어내 ‘정치색이고 뭐고 스펙이 부럽다’ 등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유튜브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받은 인물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가 국민의힘을 당대표로써 이끌면서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공약 등을 ‘AI윤석열’ ‘좋아, 빠르게 가’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좋은 호응을 얻어낸 바 있다. 

이 대표는 현재도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특정 주제에 대한 토론 영상과 공약 설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의도재건축조합’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12만 6천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6일에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켜 ‘한 권력자가 개혁신당 관련 내용을 다루지 말라고 언론사에 압력을 넣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거대 양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도 유튜브를 활용해 각 당대표의 행적과 공약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튜브인 ‘오른소리’는 35만 4천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오른소리는 주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와 영입한 인재들의 이력 및 활동 등을 올려 당원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인 ‘델리민주’는 24만 5천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보 및 영입인재들의 활동을 공유하고 있다.

유튜브 쇼츠 측면에서 보면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의 ‘메세지’에 주목해 편집을 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의 행보를 ‘재미’ 위주로 편집해 업로드하고 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