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농업 온실가스 목표 없애고 화석연료 보조금 중단 조항 삭제, 농민 거센 시위 영향

▲ 프랑스 농민들이 1월30일(현지시각) 스트라스부르 인근 A35 고속도로를 트랙터로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농민들의 압력에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농업 분야 목표를 축소했다.

6일(현지시각)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2040년 목표 제안에서 농업 부문 관련 주요 조항이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당초 목표 초안에 들어 갔던 조항 중 농업 부문이 온실가스 배출을 2015년부터 2040년 사이 30%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 삭제됐다. 

또 고기 섭취를 줄이고 화석연료 보조금을 중단하라는 권고도 삭제됐다. 

폴리티코는 유럽연합이 이날 목표를 발표하면서 2040년까지 총 배출량을 1990년 대비 90% 감축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새로운 방안이 온실가스 배출 관련 농업 부문을 이전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다루면서 ‘식량주권’ 보장에 있어 농업의 역할을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강력한 중도우파 정당인 유럽인민당(EPP)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의 정치적 기반이 유럽인민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몇 주 동안 유럽 농민들은 각지에서 시위를 벌이며 유럽연합의 녹색 정책에 불만을 표시했다.

독일에서는 농민들이 농가의 디젤(경유) 보조금 삭감에 항의하며 트랙터 시위를 벌었다.

프랑스에선 농민들이 트랙터를 동원해 농산물시장 봉쇄에 나선지 2주 만에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유럽연합보다 과도한 환경 규제책의 실행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벨기에, 이탈리아, 그리스에서도 농민들이 농업 분야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트랙터 시위를 벌였다. 이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