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XMT HBM 개발 나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경쟁보다 자급 먼저

▲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자체 기술로 HBM 메모리 개발 및 생산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CXMT의 D램 메모리반도체 참고용 이미지. <창신메모리>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CXMT(창신메모리)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고사양 메모리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어 관련 장비를 사들이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CXMT는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기보다 미국 정부의 규제에 대응해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두고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섰다.

2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CXMT는 중국에서 최초로 HBM(고대역폭) 메모리 개발 및 생산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초기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CXMT가 이미 미국과 일본 협력사에서 HBM 메모리 제조에 활용할 수 있는 생산장비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HBM 메모리 관련 장비는 아직 미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D램 메모리반도체의 일종인 HBM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크게 높여 인공지능 반도체와 같이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엔비디아가 현재 전 세계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거의 모든 물량을 책임지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CXMT가 실제로 HBM 메모리 개발 및 양산에 성공한다고 해도 한국 반도체기업의 제품과 비교하면 성능이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CXMT의 사업 진출은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에 직접 경쟁하는 대신 중국 내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추진되고 있다.

중국이 미국 정부의 규제 대상인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해 현지 기업의 기술 발전에 활용하려면 HBM을 포함해 다양한 관련 기술을 갖춰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이러한 중장기 계획을 두고 화웨이와 파운드리업체 SMIC,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 등에 막대한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CXMT가 실제로 HBM 반도체를 상용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일반 D램 기술도 글로벌 경쟁사에 뒤처지는 상황에서 HBM 기술을 확보하려면 난관이 클 수밖에 없다”며 “상위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