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테슬라 전기차 아류작에 그치나, 출시 계획 백지화 가능성도 거론

▲ 애플이 개발중인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에 적용되는 기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애플카 예상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에 개발되는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이 테슬라 제품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그동안 자동차사업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였지만 애플카는 시장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품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팀 쿡 애플 CEO는 이사회 및 주요 경영진과 논의를 거쳐 자동차사업 진출 계획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 이사회가 지난해부터 팀 쿡에 애플카 출시 계획과 관련한 압박을 강화하면서 이러한 결과를 낳게 됐다고 바라봤다.

애플은 당초 애플카에 레벨4 수준의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운전대를 아예 없앤 디자인을 구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방향을 크게 바꿔 현재 시장에 출시되는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 및 기능을 적용하고 출시 시점도 예정보다 약 2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까지만 해도 애플카를 2026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가 수립되어 있었는데 해당 시점까지 이를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내용을 보도하며 “애플은 테슬라의 현재 기술과 비슷한 수준의 기초적 운전자 지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테슬라 전기차의 ‘미투 제품’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애플카 출시 가능성이 처음 거론된 뒤부터 자동차시장에 혁신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업계에서 높았지만 결국은 테슬라 전기차의 아류작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전략 변화는 애플카에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라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제품을 선보이거나 아예 프로젝트의 존재 자체를 재검토하는 선택지를 두고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카 출시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가 출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이름붙은 애플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입한 비용도 연간 수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애플이 자동차사업 진출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애플카' 테슬라 전기차 아류작에 그치나, 출시 계획 백지화 가능성도 거론

▲ 애플과 자율주행 기술 관련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경영진은 애플카가 아이폰에 견줄 만한 수익성을 확보해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애플카가 시장 예상대로 10만 달러(약 1억3385만 원) 안팎의 고가에 출시된다면 실적에 기여하는 폭이 커질 수 있지만 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테슬라 등 주요 경쟁사 전기차와 비교해 애플카가 자율주행 기술 등에서 차별점을 보이지 못한다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애플카가 우수한 디자인과 안전성, 차별화된 인터페이스 등으로 시장에서 돋보이는 제품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새 출시 목표 시점인 2028년까지 경쟁 자동차기업들의 전기차도 꾸준한 발전이 예상되는 만큼 애플카의 성공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애플은 그동안 자동차사업 진출 프로젝트와 관련해 난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카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하던 리더가 여러 차례 교체됐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유럽 자동차기업들과 애플카 생산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애플카 출시 뒤에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수립되어 있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애플카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데 소극적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고 자율주행 기술 특성상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남아 있다.

테슬라에 이어 구글 지주사 알파벳, 일본 소니,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잇따라 자율주행 또는 미디어 기술에 특화한 차세대 전기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도 애플에 불리한 요소다.

애플은 아직 자동차사업 진출 가능성이나 개발 여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시장에서는 공공연히 알려진 애플카 출시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던 만큼 상용화 계획이 지연되거나 실제로 공개되는 제품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다면 애플 주가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