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가 KT&G를 향해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법정 소송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23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10일경 KT&G 전현직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들이 자사주 활용 감시에 소홀해 회사에 1조 원대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며 KT&G에 이런 내용으로 이사 책임 추궁 소 제기 청구서를 발송했다.
 
이사 책임 추궁 소 제기는 상법상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 가운데 하나다. 사실상 주주대표소송에 나서기 위한 단계를 밟는 것으로 해석된다.

FCP가 문제삼은 대상은 백복인 현 KT&G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전현 사내외 이사 21명이다.

FCP는 백 사장을 비롯해 2001년부터 활동한 KT&G 사내외 이사들이 KT&G 자사주 1천만여 주를 소각하거나 매각해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하는 대신 재단·기금에 무상으로 증여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해액은 활용된 자기주식 수(1085만 주)에 KT&G의 최근 주가(주당 9만600원)를 곱한 약 1조 원으로 산출됐다.

KT&G가 FCP로부터 이사 책임 추궁 소 제기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안에 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FCP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FCP는 KT&G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그 다음 단계인 주주대표소송으로 넘어가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T&G 관계자는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익법인과 근로자의 복리후생 증진 목적으로 자사주 일부를 출연했다“며 “출연 당시 이사회는 관련 법령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행동주의라는 이름으로 공익 목적을 위한 자사주 출연까지 문제삼는 것은 지나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