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연구원으로 격상, 재원 마련은 과제

▲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기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지원센터’를 확대 개편해 ‘AI 신약융합연구원’으로 격상했다. AI신약개발지원센터 사업목표 갈무리. < AI신약개발지원센터 홈페이지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기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지원센터’를 확대 개편해 ‘AI 신약융합연구원’으로 격상했다.

AI 신약 개발은 개발 시간 및 비용을 줄여주고 빅데이터 활용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 발굴과 질환 맞춤형 약물 개발을 가속해 임상성공률을 높여 국내외에서 주목하고 있다. 

AI 신약 개발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키우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격상된 연구원의 위상에 걸맞는 예산과 전문인력 확충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1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초격차 기술 확보 선도 역할을 할 융합연구기관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산업계 요구를 바탕으로 종전 AI 신약 개발 지원센터를 확대 개편했다.

신약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만 수천억 원이 들고 10년 이상 기간이 소요된다. 반면, AI로 신약을 개발하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60% 절감) 줄일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은 매년 평균 45.7%씩 성장해 2027년 40억350만 달러(약 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24년 1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모건 콘퍼런스)에서도 AI 신약개발은 특히 주목받았다.

개막 첫 날 메인트랙 발표자로 미국의 AI 신약개발 기업 엔디비아가 메인트랙 발표자로 나서면서다.

JP모건 콘퍼런스 메인트랙은 중요도에 따라 발표 순서가 정해진다.

JP모건 콘퍼런스에서는 해외 뿐 아니라 국내 AI 신약 개발 기업도 참가해 이목이 집중됐다.

국내 AI 개발 기업인 신테카바이오는 JP모건 콘퍼런스에서 AI 신약 개발 플랫폼 ‘딥매처’를 선보이며 시선을 끌었다.

딥매처는 10억 종 이상의 화합물 라이브러리에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 내는 기술로 3차원 단백질 표적구조에 가상으로 화합물을 결합해 결합 여부를 예측하고, 후보물질을 신속 정확하게 도출해 내는 AI 신약 개발 플랫폼이다. 

딥매처와 같은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이용해 신약후보물질을 만들어 내는 기업은 신테카바이오 뿐만은 아니다. 

국내에서 주목해야 할 AI 신약 개발 기업으로 온코크로스, 파로스아이바이오, 넷타겟, 닥터노아바이오텍 등이 있다.

특히 온코크로스는 5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 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기업 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가치는 1천조 원 정도로 평가받았다.

키움증권은 15일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정리’ 보고서 ‘AI 신약 개발’ 파트에서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를 통해 디지털 바이오 시대 현실화 가능성이 상승했다”며 “1조 달러(약 1300조 원) 규모 기업 가치를 가진 제약사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코크로스가 약 1천조 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것과 비교해 보면 우리나라의 AI 신약 개발 기술 정도가 얼마나 앞서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밖에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플랫폼 ‘케미버스’, 넷타겟은 ‘엔맵(N-MAP)’과 ‘엠캡(M-CAP)’ 그리고 닥터노아바이오텍은 ‘에이알케이(ARK)’을 각각 활용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신의료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 지원센터'를 연구원으로 격상, 재원 마련은 과제

▲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 신약융합연구원’을 통해 국내 기업의 AI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AI 신약개발 생태계 갈무리. < AI신약개발지원센터 홈페이지 >

국내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AI 신약 개발 사업 규모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한국제약바이오 협회 통계(2023년 8월20일 발표)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팀을 신설하거나 AI 기업과 협력 연구를 진행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2019년 5개에서 2023년 40개로 5년 만에 8배 증가했다. 

이러한 가능성을 알아보고 AI 신약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많다. 

2023년 기준 국내 기업들이 AI 신약 개발에 투자 유치한 누적 금액은 6천억 원 정도로 파악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 신약융합연구원’을 통해 국내 기업의 AI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AI 신약융합연구원은 기업이 AI 기술을 활용해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하고 공동 운영하는 중심(허브)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연구원에 걸맞는 예산과 전문인력 확충은 과제로 꼽힌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AI 신약 개발 지원센터는 2019년 3월 설립됐다. 2022년 10월 ‘인공지능 신약 개발 정보 플랫폼(KAICD)’을 오픈했고 2022년 9월 AI 신약 개발 전문가 교육 플랫폼 ‘라이드(LAIDD) 2.0’을, 2022년 7월 국내 최초 AI 신약 개발 종합 교육 플랫폼 ‘라이드(LAIDD)’를 선보였다.

AI연구원 초대 원장으로 김화종 강원대 교수가 임명됐다. 부원장에는 그동안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으로 역임했던 김우연 카이스트 교수가 올랐다. 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