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갤럭시S24 공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공지능(AI)스마트폰이 불러올 ‘혁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세계 첫 AI 스마트폰을 통해 애플이란 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던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AI스마트폰 '갤럭시S24' 공개 D-1, '모바일폰 대혁신 트리거' 주목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사진)은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를 통해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는 미국 서부시간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각 18일 오전 3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4’ 행사를 열고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한다.

갤럭시S24는 세계 첫 AI스마트폰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AI스마트폰은 클라우드와 같은 외부서버를 통하지 않고 단말기기 자체적으로 AI를 구동함으로써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갤럭시S24의 AI 서비스는 실시간 통역이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이 없어도 갤럭시S24에 내장된 대규모언어모델(LLM) ‘삼성 가우스’가 통화 내용을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 20여 개 언어로 통역해 음성 또는 문자로 전달해준다.

또 AI를 통해 사진 속 물체 크기를 키울 수 있고 촬영된 사진의 화질도 개선해주는 기능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년 넘게 AI스마트폰을 준비해왔다.

노 사장은 2023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모바일 장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 전반에 걸쳐 선두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아마존, 메타 등과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태문 사장은 애플보다 먼저 AI스마트폰을 출시함으로써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3년 만에 처음으로 애플에 판매량에서 추월당했다. 삼성전자의 작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2660만 대로 애플 2억3460만 대보다 800만 대 적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오래전부터 훨씬 애플에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프리미엄(6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한 점유율은 17%였다. 2022년 16%보다는 1%포인트 증가했지만 여전히 점유율 71%의 애플과 비교하면 갈 길이 먼 셈이다.

하지만 AI 스마트폰으로 애플과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오랫동안 완성도 높은 하드웨어와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2017년 아이폰X 이후 눈에 띄는 변화보다는 매년 기존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혁신이 사라지면서 소비자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23년 스마트폰 교체주기는 43개월 수준으로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AI스마트폰 '갤럭시S24' 공개 D-1, '모바일폰 대혁신 트리거' 주목

▲ 유출된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 이미지. <폰아레나>

AI 스마트폰은 오랫동안 혁신이 부재했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혁신의 새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생성형 AI의 개인보안 문제와 맞춤형 AI 서비스 수요 증가를 감안한다면 결국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AI스마트폰으로 점차 전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구조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애플도 하드웨어 혁신만으로는 수요 침체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온 디바이스(On device) AI를 통한 구독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 수요 침체를 타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AI 스마트폰을 출시를 결정한 것은 미래 AI 모바일 기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현재 AI 도입에 가장 소극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애플 운영체제 iOS에 탑재된 AI 비서 ‘시리’를 담당하던 AI 조직을 해체하며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AI에서 뒤처져 있다”며 “이는 소비자 기술부문의 혁신자로 불리는 애플에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애플이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전까지 삼성전자에게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IT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는 “삼성전자는 애플이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기 전 일부 아이폰 사용자를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며 “애플 AI가 등장할 때까지 몇 달 안 되는 시간이 삼성전자가 붙잡아야 할 기회”라고 진단했다.

해외 언론들도 AI가 탑재된 갤럭시S24가 보여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해외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삼성 언팩은 진짜 AI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볼 수 있는 자리”라며 “AI가 우리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