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칩렛' 분야 승자로 꼽혀, 패키징 기술과 투자여력 모두 갖춰

▲ 삼성전자가 여러 반도체를 하나로 묶는 칩렛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3D 반도체 패키징 기술(우측) 안내 이미지.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생산하는 ‘칩렛(chiplet)’ 분야에서 확실한 선두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보다 우월한 패키징 기술을 갖추고 충분한 투자 여력도 확보하고 있어 삼성전자의 고객사 수주 전망이 밝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17일 반도체 전문지 EE타임스에 따르면 텐스토렌트와 알파웨이브를 비롯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이 칩렛 기술의 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캐나다 신생기업 텐스토렌트는 삼성전자와 기술 협업을 통해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며 이를 삼성전자 4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국 알파웨이브 역시 삼성전자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반도체기업으로 최신 공정인 3나노 파운드리 기술까지 협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키스 위텍 텐스토렌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EE타임스를 통해 앞으로 반도체시장에서 칩렛 기술이 핵심으로 부각되며 점차 대중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하는 칩렛 기술은 주로 애플과 AMD 등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파운드리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칩렛이 위탁생산 고객사 제품에 활용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토니 카루손 알파웨이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EE타임스를 통해 “칩렛은 소수의 대형 반도체기업만이 갖춘 전유물로 꼽혔다”며 “그러나 이제는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이러한 칩렛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됐다.

TSMC는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집적도를 높이는 2.5D 패키징을 통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 등 주요 상품을 위탁생산하며 파운드리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보다 한 단계 앞선 3D(3차원) 패키징 기술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를 수평으로 쌓는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이를 수직으로 쌓으며 집적도를 더 높이는 기술이다.

텐스토렌트 COO는 삼성전자가 이러한 기술을 통해 칩렛 분야에서 확실한 승자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반도체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TSMC의 반도체 패키징 생산 능력이 아직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 수요를 밑돌고 있다는 점이 시장 성장에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두 기업이 모두 생산 투자를 확대하기 충분한 자금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칩렛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텐스토렌트 COO는 “삼성전자와 TSMC가 더 많은 생산 투자를 벌여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고성능 패키징 생산 능력을 꾸준히 키워나갈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