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철 세운건설 회장이 건설사 인수합병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봉 회장은 최근 5년 동안 세운건설보다 몸집이 수십 배 이상 큰 중견건설사들을 인수하며 사세를 키워왔는데 경남기업을 인수해 정점을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남기업 인수전 뛰어들어 몸집 키울까

13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세운건설이 26일 예비입찰을 마무리하는 경남기업에 인수의향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봉명철, 세운건설의 해외사업 확대 위해 경남기업 인수 나서  
▲ 봉명철 세운건설 회장.
경남기업은 올해 수차례 매각이 시도됐지만 자회사인 수완에너지와 한 묶음으로 매각이 진행되면서 인수후보자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껴 매각이 무산됐다.

하지만 법원이 경남기업과 수완에너지를 분리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매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보다 매각가격이 500억 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세운건설은 해외사업 확대를 노리고 경남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기업은 1965년에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 건설공사 수주기록을 세우는 등 해외사업에서 수주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세운건설이 경남기업 인수에도 성공하면 사세가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운건설은 현재 금광기업과 극동건설, 남광토건 등의 건설자회사들을 두고 있다. 이 회사들의 시공능력평가액을 단순합산하면 모두 1조3148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경남기업까지 더해질 경우 시공능력평가액이 2조 원을 넘게 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호반건설은 2조3295억 원을 기록하며 13위를 기록했다. 세운건설이 경남기업을 인수할 경우 건설사 순위에서 호반건설에 육박하게 된다. 또 대기업 건설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금호산업, 두산건설 등도 제칠 수 있다.

◆ 봉명철, 인수합병으로 몸집 키워

세운건설은 전남 화순군에 기반을 둔 건설사로 봉명철 회장이 1995년에 설립했다. 기업규모로만 보면 지난해 매출 260억 원, 영업이익 12억 원을 낸 중소건설사다.

봉 회장은 2012년 금광기업을 인수하며 건설사 인수합병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봉 회장은 지난해 남광토건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극동건설까지 인수하며 중소·중견 건설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특히 세운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340위에 불과한데 극동건설(48위), 남광토건(68위), 금광기업(73위) 등의 중견건설사를 차례로 인수해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자산규모만 놓고 봐도 세운건설이 인수합병을 통해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이 모두 300억 원대인데 극동건설과 남광토건, 금광기업을 합하면 모두 5900억 원이 넘는다. 세운건설 자산의 20배에 이르는 기업들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봉 회장은 금광기업 대표로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세운건설의 경우 비등기임원이지만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운건설은 인수합병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이면에 부당노동행위 논란도 일고 있다. 

남광토건 노조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운건설에 인수된 뒤 회사가 약 90명의 노동자를 내보내고 임금협상이나 직원 개개인에 대한 압박을 통해 임금삭감과 부당한 연봉제를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남광토건이 올해 2월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봉 회장이 무리하게 인력을 감원하기 위해 노조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봉 회장은 5월에 인수한 극동건설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80명이 넘는 직원을 8월에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