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데이브 존스턴 화력발전소. 주요 연료로는 석탄을 사용한다. < Flickr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에너지 부문에서 석탄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1960년대 이래 최저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석탄발전량 1위 중국도 꾸준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주요국들의 퇴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파악됐다.
석탄발전량 5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도 이 같은 국제적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국제연구단체 로디움그룹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벤 킹 로디움그룹 디렉터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에너지 부문의 전환이 있다”고 말했다.
로디움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석탄 발전 비중은 17%였다. 1969년 이래 최저수준이었다.
킹 디렉터는 “최근 재생에너지 확산과 전기차 증가세를 고려하면 향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석탄 발전 퇴출은 미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에너지 발전 비중에서 석탄이 차지한 비중은 26% 이하로 추산됐다. 1955년 이래 최저였다.
유럽 주요국 가운데 프랑스도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 발전 비중은 약 2%로 예측 집계됐다.
유럽연합 전체를 놓고 봐도 석탄 발전량은 퇴출되는 추세를 보였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유럽 에너지 부문에서 석탄이 차지한 비중은 사상 최초로 10% 아래까지 떨어졌다.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 중국도 석탄 수요와 발전량 의존도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3 중국 석탄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친환경에너지 확산, 기후 상황, 경제 구조의 변동 등이 석탄 수요에 큰 영향을 줬다”며 “중국의 석탄 발전량은 2024년 정점을 맞이해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석탄 발전 비중은 꾸준히 하락해왔다.
2010년 70.01%를 차지했던 석탄 발전 비중은 2015년 63.55%, 2022년 55.47%로 꾸준하게 감소했다. 이에 반해 원자력과 태양광 등 저탄소 에너지 비중은 2010년 7.8%에서 2022년 18.4%까지 올랐다.
▲ 올해 4월 준공을 앞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삼척블루파워> |
주요국들이 앞다퉈 석탄 발전을 줄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올해 4월 강원도 삼척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준공한다.
건설이 결정됐을 당시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은 환경파괴, 대기오염, 온실가스 배출 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석탄발전소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해 8월 류호정과 장혜영 등 정의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녹색연합 등 시민단체연대가 참여해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금지하는 일명 ‘탈석탄법’을 발의했다.
현재 건설되고 있는 것까지 포함해 모든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이에 따라 손해를 보는 사업자들과 지역사회에 정부가 보상하라고 명시된 법안이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짧은 시일 내에 주요국들에 준하는 수준의 석탄화력 발전 퇴출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10차 전기본에 따르면 한국은 2035년까지 전국 석탄발전소 30곳에서 가동하고 있는 석탄화력 발전기 85기 가운데 51기를 유지한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진은 이에 지난해 8월 “제10차 전기본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기온상승을 1.5도 아래로 억제하는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지표누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석탄 발전 비중은 41.9%다. 발전량으로 따지면 중국, 인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