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 지원을 폭넓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 원장은 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기업을 살리려는 채무자의 의지가 확인되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뿐 아니라 직간접 채무나 이해관계자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 취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을 준비하고 있는 태영건설의 유동성을 지원해 태영그룹이나 관계사로 위험이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과정에서 그룹 전체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피해야 한다”며 “모기업 등 연관회사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당국도 채무자와 채권단 합의에 바탕을 둔 워크아웃 추진을 뒷받침하면서 필요한 조율자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제조건으로는 채무자의 강한 의지가 꼽혔다.

이 원장은 “대주주가 워크아웃에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상호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으로 워크아웃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는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바라봤다.

그는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태영건설의 자구노력과 관련해서는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최종판단과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 원장은 “어제(8일) 저녁까지 상황을 공유받은 바에 따르면 상당히 진정성 있는 내용을 산업은행과 논의하고 있다”며 “그게 그렇게 최종적으로 확정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SBS 매각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태영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배기 회사로 꼽히는 SBS를 매각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 원장은 “제가 채권단과 채무자가 결정할 내용을 미주알고주알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말씀드릴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다만 상당한 불신이 채권단에 있어 제가 결론내릴 문제는 아니지만 산업은행 등과 긴밀히 협의를 해 주시는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과 만났다고도 밝혔다.

이 원장은 “윤 회장께서 한 번 보자고 하셔서 한 번 만났다”며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들어볼 수 있는 기회는 됐고 또한 채권 본채무가 TY홀딩스에 집중돼 유동성을 일부 유보했다는 입장 등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