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의 TV사업이 저조한 수요와 경쟁심화에 따라 당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사장은 TV사업의 침체를 극복할 돌파구로 스마트TV 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한 콘텐츠 확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TV사업에 먹구름, 박형세 스마트TV 서비스 고도화로 대응

박형세 HE사업본부장 사장이 스마트TV 서비스 고도화로 TV사업 침체에 대응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4분기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가 영업손실을 내고 분기 기준 적자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HE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TV 시장의 수요부진이 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TV 수요부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4년 TV 출하량은 올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0.2% 증가)에 머물 것”으로 분석했다.

박형세 사장은 TV시장 수요부진에 대응해 주력 고부가제품인 스마트TV에 부가서비스를 탑재해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 생태계 강화가 필수다.

중국 경제일보는 “소비자들이 스마트TV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복잡한 이용방식이나 강제 광고가 아니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콘텐츠와 관련 서비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도 이런 점을 고려해 스마트TV 관련 콘텐츠 생태계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콘텐츠 생태계 강화를 위해 ‘광고기반 무료스트리밍 TV 서비스(FAST)’인 LG채널의 채널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LG채널은 LG전자의 스마트TV 운영체제이자 콘텐츠서비스 플랫폼인 ‘웹OS’를 통해 송출된다.

LG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글로벌 유력 콘텐츠 공급업체들과 협업해 유럽, 중남미 등에서 LG채널의 채널수를 늘렸다”며 “여기에 뉴스·시사보도, 예능, 드라마 등 현지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인기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 만족도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사장은 웹OS의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도 확장했다. 웹OS의 고유 콘텐츠인 ‘마스터클래스’는 올해 4월부터 유명 요리사인 고든 램지와 미국 가수 머라이어 캐리의 수업영상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머물지 않고 박 사장은 콘텐츠 생태계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올해 9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웹OS 파트너서밋 2023' 행사에서  “5년 동안 1조 원을 투자해 스마트TV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계획에 따라 LG전자는 국내외 콘텐츠 전문기업들과 함께 콘텐츠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게임업체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2종을 웹OS를 통해 서비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LG전자 TV사업에 먹구름, 박형세 스마트TV 서비스 고도화로 대응

▲ LG전자의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의 홈화면. < LG전자 >

다만 콘텐츠 확보는 스마트TV 경쟁 심화 속에 만만찮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주요 경쟁업체인 삼성전자는 TV시장 점유율이 LG전자보다 높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삼아 콘텐츠 전문기업들과의 협력에 힘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기기 사업도 하고 있어 콘텐츠 송출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박 사장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LG전자만의 강점을 살려나가 콘텐츠 협력업체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 사장은 특히 이용자의 시청이력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천억 원을 투자해 이용자 데이터 분석업체 알폰소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분석 기술을 우선 북미에 판매되는 스마트TV에 적용했으며 적용 대상 지역을 점차 넓혀갈 계획을 세웠다.

LG전자는 스마트TV 이용자와 관련한 데이터분석 기술을 강화해 개인별 맞춤 정보가 특히 중요한 피트니스·헬스케어 분야 콘텐츠를 확보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전략에 따라 LG전자는 엔터테인먼트업체 SM과 협력해 합작법인 ‘피트니스 캔디’를 만들어 홈 피트니스 사업을 펼치고 있다. SM에서는 “피트니스 캔디에는 LG전자의 디지털 기술력 및 고객 데이터 경영 경험이 깔려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이용자와 스마트TV와의 양방향 소통을 돕는 AI(인공지능)카메라를 출시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이를 활용해 △건강식단 △재활 △스트레스 해소 등에 도움이 되는 헬스케어 콘텐츠도 적극 발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IT전문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는 이와 관련해 “LG전자 웹OS는 적용되는 기기 범위가 TV뿐 아니라 빔프로젝터, 디지털 사이니지, 차량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며 “LG전자는 웹OS를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체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