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삼성전자 제치고 2위 전망 나와, 분사하면 기업가치 1천억 달러

▲ 미국 인텔이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에 이은 2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조사기관 전망이 나왔다.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관련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인텔 파운드리 사업이 대만 TSMC에 대항하기 충분한 수준으로 성장하며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글로벌 2위에 등극할 것이라는 외국언론의 전망이 나왔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면 1천억 달러(약 130조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26일 증권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최근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전망을 두고 투자자들의 시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킹알파는 “인텔은 파운드리에 회사의 미래를 걸었다”며 “TSMC와 삼성전자에 충분히 대항할 만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현재 TSMC와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 및 반도체 생산 능력을 따라잡기 위해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만큼 현재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고객사 수주에 나서며 상위 기업을 추격하겠다는 목표를 반영하고 있다.

시킹알파에 따르면 조사기관 노스랜드캐피털마켓은 인텔이 앞으로 파운드리 사업을 포함한 여러 사업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현재 여러 사업부문의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분사 이후에는 지금보다 기업가치 총합이 약 50% 증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스랜드캐피털마켓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결국 삼성전자를 뛰어넘고 TSMC에 이은 세계 2위 기업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CPU, GPU 등 분야에서 인텔만이 TSMC에 유일한 대안으로 고객사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르면 2024년 하반기 도입을 앞둔 18A(1.8나노급) 공정이 여러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를 확보하며 인텔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인텔이 갖추고 있는 우수한 반도체 패키징 기술도 파운드리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노스랜드캐피털마켓은 “인텔 파운드리 사업에 TSMC, 글로벌파운드리, UMC 등 동종업계 기업 수준의 멀티플을 적용한다면 사업 가치는 1천억 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시각으로 22일 종가 기준 인텔의 시가총액은 2024억 달러 안팎을 기록했는데 파운드리 사업만으로 전체 기업가치의 절반 정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인텔은 아직 파운드리 사업의 분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파운드리에서 충분한 수익을 내 자체적인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최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금의 파운드리 사업 구조는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하고 장점을 갖춘 형태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