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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팀 쿡 애플 CEO,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왼쪽부터). |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가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놓고 벌일 치열한 각축전이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로 먼저 포문을 열었는데 LG전자가 ‘V20’, 애플이 ‘아이폰7’을 잇따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완성도와 기능강화를 앞세워 선점에 나섰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LG전자는 미디어 재생기능 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 차별화전략으로 경쟁구도 주목
전자전문매체 더버지는 8일 “아이폰7이 마침내 공개되며 V20과 갤럭시노트7에 맞설 경쟁력이 주목된다”며 “하드웨어 성능과 사용경험에서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 치열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8월 갤럭시노트7을 경쟁사가 하반기에 출시를 앞둔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먼저 공개하며 대전의 서막을 알렸다.
매년 9월 애플 아이폰의 출시 전후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자 대화면 신제품을 내놓으며 프리미엄시장에서 전통적 강자인 애플과 견줄 수 있는 역량을 증명하는 데 온힘을 쏟는다.
애플은 올해도 프로세서와 그래픽성능, 카메라 등이 모두 대폭 발전한 신제품 아이폰7을 선보였다. 디자인은 이전작과 큰 차이가 없지만 완성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플은 아이폰의 최대 장점을 독자적인 운영체제와 콘텐츠 플랫폼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꼽는다. 아이폰7 역시 새 운영체제 ‘iOS10’과 소프트웨어를 통해 품질을 개선하는 카메라기능이 적용됐다.
최근 애플이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인공지능기술이 아이폰7의 사진품질 개선에 적용됐다.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와 배경을 아이폰이 자동으로 구분해 화질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아이폰7플러스에 애플이 최초로 탑재한 듀얼카메라는 LG전자의 G5 또는 V20의 듀얼카메라와 같은 광각과 일반카메라로 이뤄져 있지만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활용성을 크게 높였다.
아이폰7플러스에 탑재되는 듀얼카메라는 광각카메라가 담은 이미지와 일반카메라가 담은 이미지를 합성해 사진을 확대해도 품질을 유지하는 기능을 구현한다. 그동안 애플이 카메라 소프트웨어 개선을 위해 쌓은 기술력을 집약한 셈이다.
LG전자 V20의 경우 이전작부터 꾸준히 발전해온 음향과 영상촬영 등 미디어기능을 앞세웠다.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V10은 전문가용 동영상 촬영기능으로, 올해 G5는 듀얼카메라를 활용한 차별화된 사용경험과 고품질 음향모듈을 적용한 음악재생기능으로 호평을 받았다.
두 제품 모두 흥행에 실패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장기간 고전하는 LG전자의 기술경쟁력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LG전자는 이런 기술을 V20에 집약해 특정 사용자층을 공략하는 틈새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에 곡면의 ‘엣지’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전용 펜 ‘S펜’ 인터페이스와 방수기능을 한층 강화하며 하드웨어 분야에서 기술개발에 꾸준히 노력한 성과를 증명해냈다.
갤럭시노트7은 전 세계에서 출시 2주만에 250만 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근 배터리 결함이 발견돼 대규모 리콜을 실시하며 본격적인 판매가 잠정적으로 늦춰진 상태다.
아이폰7과 V20이 갤럭시노트7의 판매재개를 기다리는 소비자의 잠재수요를 흡수하며 각자의 전략으로 반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 판매전략에서 누가 웃을까
스마트폰의 흥행을 결정하는 요소는 제품경쟁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이 각각 내세우는 판매전략의 효과에 따라 크게 갈릴 수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LG전자의 신제품 판매시기가 모두 겹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차별화된 시장공략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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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폰7,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LG전자 V20(왼쪽부터). |
삼성전자는 부품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해 제품 생산라인을 비교적 총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출시일자를 비슷하게 맞추는 성과를 냈다.
갤럭시노트7의 주요 부품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가 대부분 공급한다. 내장되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반도체 역시 대부분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수급된다.
삼성전자는 이런 성과로 갤럭시노트7의 리콜과 제품 교환이 마무리되는 대로 물량공급을 빠르게 정상화해 글로벌시장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한국과 미국 등 꾸준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주요시장에 V20을 먼저 출시한 뒤 순차적으로 출시를 검토하는 ‘선택과 집중’을 앞세우고 있다.
V20은 한국과 미국에서 9월 말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과 중국, 인도 등 나머지 국가 출시가 연말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LG전자의 목표가 점유율 싸움이 아닌 프리미엄시장에서 브랜드가치 확보와 틈새시장 공략에 있는 만큼 이런 전략은 조직역량과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애플은 강력한 생태계 효과로 사용자 이탈이 적은 만큼 점유율 싸움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보다 우위에 있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의 교체수요 감소가 큰 문제로 꼽힌다.
특히 아이폰6 출시 이후 대규모 수요를 확보했던 중국에서 아이폰이 현지업체에 밀려 가격경쟁력 확보에 실패하며 점유율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점이 당면과제로 지적받고 있다.
애플은 이에 대응해 지난해 미국에서 처음 선보였던 임대판매방식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아이폰7부터 중국과 영국으로 확대한다.
임대판매방식 가입자는 매달 30달러 안팎의 요금만 내면 돼 단말기 교체에 따른 가격부담을 줄일 수 있고 신제품 교체도 1년마다 할 수 있어 아이폰 교체주기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다. 사용자 이탈 가능성도 더욱 줄어든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둔화하고 디자인과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업체들의 경쟁구도는 차별화요소와 소비자의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판매방식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경제전문지 밸류워크는 “하반기 스마트폰시장에서 각축전이 역대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자 다른 승부수를 내세우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