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콘텐츠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CJ라이브시티'와 관련해 사업법인 CJ라이브시티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은 경기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K팝 공연장, 쇼핑센터, 숙박시설, 업무지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CJENM의 종속회사(지분율 90%)이자 이름이 같은 법인이 추진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 국토부 중재에도 경기도와 의견차, 'K콘텐츠 성지' 구상 차질

▲ CJ라이브시티가 국토교통부의 PF조정위원회의 중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와 공사기한 초과에 따른 지체보상금 문제로 공방을 벌여왔다.


CJ라이브시티가 공사 기한 초과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놓고 경기도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국토부는 올해 9월부터 해당 사업에 대한 중재에 들어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에 의해 조정안이 마련됐지만 이에 대한 CJ라이브시티와 경기도의 이견이 여전하다. 

국토부는 이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위를 열어 중재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이 중재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PF조정위원회로부터 27일 중재안을 통보받는다"며 "확정된 내용을 알지 못한 상황이며 중재안 수용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CJ라이브시티는 투입된 사업비만 7천억 원에 이른다. 지난 4월 공정률 17%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건설 경기 침체와 자재비·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자금 문제 때문이다. 여기에 완공 기한 연장 이슈까지 더해졌다. 원래 완공 기한은 2020년 12월이었다.

지체보상금 문제로 경기도와 갈등을 겪으면서 적자가 누적돼 CJ라이브시티의 재무구조는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230억 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에도 3분기 누적 124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개발계획이 3차례나 변경됐다는 점을 들어 공사 기한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향후 빚어질 수도 있는 ‘특혜시비’를 의식한 것이다.

CJ라이브시티는 사업비 약 1조8천억 원을 투입해 ‘K콘텐츠의 성지’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CJ라이브시티는 본 사업을 시작하지 못해 설립 이후 적자만 기록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나빠져 CJENM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11월2일 "CJ라이브시티는 설립 이후 지속된 영업손실 누적으로 재무구조가 매우 미흡하다"며 "다만 모회사인 CJENM으로부터의 유상증자, 계열사 차입금 등 그룹 차원의 재무적 융통성이 인정된다"고 분석했다.

공연장 완공이 늦어지면서 CJ라이브시티는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CJ라이브시티 국토부 중재에도 경기도와 의견차, 'K콘텐츠 성지' 구상 차질

▲ CJ라이브시티 공연장 완공이 늦어지는 동안 국내외 기업들은 대규모 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엔터기업 스피어사도 하남시와 공연장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대규모 공연장 '더스피어'. <스피어> 


최근 K팝·해외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 등으로 공연장 수요가 늘면서 대규모 공연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올해 8월 잠실올림픽경기장이 리모델링을 시작해 이러한 현상은 심화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대관 문제로 대형 외국 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CJ라이브시티가 계획대로 완공됐다면 현재 대관 수요를 흡수하지 않았겠나”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이번 달부터 영업을 시작해 연말 K팝 행사 및 콘서트 등을 이미 유치한 상태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규모 공연장 조성사업이 추진 중이다. 완공되면 CJ라이브시티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게 된다.

카카오는 서울 도봉구에 1만8천석 규모의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의 착공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또한 하남시는 미국의 엔터기업 스피어의 공연장 ‘더스피어’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올해 9월 맺었다.

재계 관계자는 “CJ라이브시티 공연장이 일찍 완공됐더라면 국내 공연장에서는 선두주자로 수요를 선점했을 것이다”고 봤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