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 도입이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마을금고 회장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이 너도나도 경영혁신안에 회의적 의견을 내놓고 있어서다. 내부 불만을 의식한 것인데 새마을금고 새 수장의 최대 과제가 관할 정부부처인 행정안전부와 혁신안 조율을 통한 조직 추스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 회장 후보들 경영혁신안에 회의적, 지배구조 개선 '공염불' 우려

▲ 새마을금고 차기 회장 후보군이 경영혁신안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어 쇄신에 진통이 전망된다.


19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 홈페이지에 회장 선거 공고를 등록한 후보들은 경영혁신안에 대체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내고 있다.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가 마련한 경영혁신안은 지배구조 개선과 건전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전문경영인과 회장 단임제 도입, 부실금고 신속정리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한 단위금고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공동대출 관리와 대손충당금 적립 강화, 예보준비금 상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후보들이 대체로 경영혁신안을 통째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위금고 생존을 위협한다며 부정적 견해가 있는 데다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예보준비금과 대손충당금 인상 등은 금고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로 문제삼고 있다. 금고 강제 구조조정과 지역이사 감축 등의 조치에도 회의적 시각이 많다.

한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경영혁신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배제됐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선거에서 경영혁신안에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고 바라봤다.

내부 불만 기류는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가 연 ‘새마을금고 지배구조 혁신 세미나’에서도 감지된 바 있다.

단위금고부터 중앙회 관계자까지 당시 세미나에 일반 청중으로 참석해 공개된 경영혁신안을 향한 질문을 던졌다.

한 중앙회 관계자는 감사 및 감독과 관련해 자문위에 날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도 경영혁신안의 현실성에 의문을 품었다.

이를 두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상복 서강대학교 교수가 ‘사전논의 과정이 없었느냐’고 되묻는 일도 벌어졌다.
 
새마을금고 회장 후보들 경영혁신안에 회의적, 지배구조 개선 '공염불' 우려

▲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 위원장이 10월13일 서울 새마을금고중앙회 건물에서 열린 '새마을금고 지배구조 혁신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 차기 회장 후보들의 경영혁신안 ‘홀대’는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이번 회장선거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단위금고 이사장이 1표씩 행사하기 때문에 이른바 ‘선심성’ 공약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후보 공약들 가운데는 이사장 처우 개선도 심심찮게 담겨 있다.

다만 정부 관점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지역 유지들로 구성된 이사장들의 의견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총 자산 300조 원을 바라보는 새마을금고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새출발’의 시발점이 될 경영혁신안 적용에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일단 새마을금고 관리·감독체계를 조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내년부터 새마을금고 상시 감시체계를 가동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에 자료요청과 공동검사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새마을금고 감독권은 금융당국이 갖고 있지 않았고 자료 확보에도 한계가 있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다음달로 이야기가 나온다”며 “금융위와 행안부 중심으로 협약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는 6월 말 예금인출 사태 이후 소비자 신뢰를 되찾고 있어 알맞은 경영혁신안의 적용 여부가 더욱 중요해진 상태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10월 말 수신 잔액은 8월부터 3달 연속 늘었다. 같은 비은행예금기관인 상호저축은행이나 신협과 대조적 모습이다.

현재 새마을금고 차기 회장 선거는 김인 서울 남대문금고 이사장과 김현수 대구 더조은새마을금고 이사장의 2파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김경태 경기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까지 가세해 열기를 더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새마을금고는 21일 충남 천안 MG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