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주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CGI자산운용은 1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엘리베이터가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 경로를 막고 분리선출직에 사측 인사를 앉히는 꼼수를 부려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KCGI자산운용이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엘리베이터가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11월17일 임시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를 사임하기로 했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29일 임시 주총을 열어 새 이사진을 구성하고 후속 임시 이사회를 통해 신임 이사회 의장을 뽑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상법상 주주제안 안건은 주주총회 6주 전에 전달해야 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정확히 6주 전인 11월17일 주주총회 일정을 공시해 주주제안을 원천봉쇄했다는 것이 KCGI의 주장이다.
또한 KCGI자산운용은 13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정정공시를 통해 분리선출 감사위원 안건을 추가한 것도 꼼수라고 판단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소액주주의 주주권 보호를 위한 장치인데 회사측이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일은 법의 맹점을 이용해 제도의 취지를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분리선출제도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1명 이상에 3%룰을 적용해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출하는 것을 말한다. 3%룰은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해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2024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감사위원 한 명이 중도 사임하면서 KCGI가 소액주주 쪽 감사위원 선임을 노렸는데 계획이 무위로 돌아갈 상황에 놓이자 강한 반발을 보인다는 시선이 나온다.
KCGI자산운용은 쉰들러홀딩스와 국민연금 등 주요주주와 의결권 자문기관과 연대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H&Q파트너스에게 이번 이사회 결정에 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H&Q파트너스는 11월16일 현대엘리베이터에 3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끝내 현정은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꼽힌다. 투자계약 조건에는 H&Q파트너스 측 신규 이사선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H&Q파트너스와 투자계약 종결과 현정은 회장의 이사회 의장 자진 사임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 추가선임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기존 감사위원이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중도사임해 추가 선임이 불가피해져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됐다"며 "이사회 독립성 확보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준수한 것으로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