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인공지능(AI) 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인공지능은 SK텔레콤의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확장하고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인공지능사업은 SK의 박정호 C&C부문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최태원 회장이 그룹의 신성장사업으로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사업모델로 키워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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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 C&C부문 사장. |
7일 업계에 따르면 SK는 왓슨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서비스 ‘Aibril(에이브릴)’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SK는 SK와 SKC&C가 합병해 출범한 SK그룹의 지주회사다. 인공지능 관련 사업은 C&C부문이 담당하고 있다.
SKC&C는 검색엔진인 왓슨 익스플로러(WEX)의 자연어 처리와 연계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한다. SK하이닉스의 생산공정 관련 문서처리와 검색 등에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왓슨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인 Aibril(에이브릴)을 이용해 SK하이닉스의 생산성과 수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SK하이닉스에 최적화된 만능 검색 솔루션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은 구글이 만든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바둑대결을 벌이면서 대중적 관심을 끈 것은 물론 기업들도 신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IT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를 알리며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모델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SK그룹이 인공지능 관련 사업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는 점이 주목되는 이유다.
SK의 C&C부문은 9일 서울대∙ KAIST∙연세대 등 국내 AI 분야 연구실이 있는 9개 대학을 대상으로 ‘AI 산학 장학생’ 선발 설명회를 연다. 관련 분야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려는 것이다.
SK텔레콤도 최근 음성 인식 기술을 적용한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와 전용기기인 스피커를 선보였다.
사용자가 스피커(인공지능)에 말로 지시하면 알아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주고 스마트홈과 연동해 가전기기 등을 제어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날씨 정보를 알려주거나 일정을 챙겨주는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간단한 비서기능도 수행한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사업모델로 각광을 맞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실현될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흔히 인공지능하면 로봇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현 형태는 무궁무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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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8월31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에서 음석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와 전용 기기를 공개하고 있다. |
SK텔레콤이 내놓은 누구 서비스도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통신 플랫폼과 SK의 C&C부문이 보유한 IT기술을 활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SK그룹에서 인공지능 신사업은 박정호 C&C부문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비서실장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그룹에서 핵심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그는 신세계통신, SK하이닉스 인수합병 등을 이끌어 M&A 전문가로 통하지만 IBM과 인공지능 공동 프로젝트를 이끌어내는 등 미래 첨단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안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지난해 대만 폭스콘의 생산 라인 '스마트팩토리' 사업, 스웨덴 에릭슨과 '커넥티드 카' 기술 협력 등을 이끌기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