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3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유력, 내년에도 'SUV·하브' 질주 기대

▲ 2025년 완전변경과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가 예상되는 기아 셀토스. <기아>

[비즈니스포스트] 기아가 '형님' 현대자동차를 제치고 3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최근 판매량이 다시 급성장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를 중심으로 강력한 라인업을 꾸리고 있어 앞으로도 국내 최다 판매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국내 완성차업체 판매실적 IR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1~11월 기아는 국내에서 승용차 45만8556대를 판매해 현대차(43만3138대)를 제치고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는 2021년 국내에서 47만2701대의 승용차를 팔아 사상 처음으로 현대차(43만3774대)를 따돌리고 승용차 판매 1위에 오른 뒤 지난해에도 47만3109대로 현대차(39만9263대)를 7만여 대 격차로 앞지르며 우위를 지켰다.

최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온 중형 SUV 쏘렌토와 대형 RV(레저용 차량) 카니발이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무서운 기세를 올리고 있어 기아의 올해 3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달성이 유력해 보인다.

올 9월 부분변경 새모델 판매를 본격화한 쏘렌토는 국내에서 9월 1만190대, 10월 8777대, 11월 9364대가 팔려나가며 같은 기간 8159대, 8192대, 7980대가 팔린 현대차 그랜저를 제치고 석달 연속 국내 월간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그랜저는 2017~2021년 5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한 명실상부한 최고 인기 모델이다. 올해 1~11월 국내 누적판매량에서 2위 쏘렌토와 2만6909대의 판매격차를 두고 있어 올해 연간 국내 판매 왕좌에 오를 가능성도 확실시 된다. 하지만 최근 판매량에서는 신형 쏘렌토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신형 쏘렌토는 그랜저보다 약 1년 늦게 출시된 만큼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12월은 물론 내년에도 그랜저를 뛰어넘는 판매 고공행진을 이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

신형 쏘렌토는 2020년 3월 4세대 모델이 나온 뒤 3년 만에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로 기아의 패밀리룩에 맞춰 가로형 헤드램프를 수직형으로 바꿔다는 등 완전변경(풀체인지)에 준하는 새로운 디자인을 입고 판매실적을 크게 키웠다. 

지난달 중순 부분변경을 거쳐 새로 출시된 신형 카니발 역시 그랜저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매량을 크게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카니발 역시 쏘렌토와 같이 패밀리룩을 입고 디자인을 크게 변경했는데 판매 첫달 국내에서 5857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11월 절반의 기간 동안의 판매실적일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이 빠진 기록이다.

기아는 이번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기존에 없던 하이브리드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출시 여부는 수 년 전부터 뜨거운 관심사로 자리잡은 바 있어 친환경차 인증을 마치고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에 합류하면 신형 카니발의 판매량은 현재보다 2배 가까이 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5세대 싼타페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에 투입된 10월 국내 판매량이 7946대로 전달보다 83.5%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인기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28만3365대가 팔려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4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14만9939로 1년 전보다 3.8% 뒷걸음친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2022년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021년보다 14.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63.8%에 달했다.

전기차로 넘어가던 친환경차 주도권이 다시 하이브리드차로 '환승'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차 판매량이 신차의 10% 수준까지 성장하면서 여전히 높은 전기차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우려가 부각됐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충전 관련 불편이 없는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의 대안으로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어 국내 최다 판매 브랜드 입지를 더욱 단단히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 3년 연속 국내 승용차 판매 1위 유력, 내년에도 'SUV·하브' 질주 기대

▲ 기아 신형 카니발. <비즈니스포스트>

기아는 카니발에 이어 지금껏 가솔린 모델로만 판매해 온 소형 SUV 셀토스도 2년 뒤 완전변경(풀체인지)를 거치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기로 했다.

2019년 7월 출시된 셀토스는 국내 소형 SUV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델이다.

특히 올해 출시 5년차를 맞은 셀토스는 1~11월 국내에서 4만7079대가 팔려나가 2020년 세웠던 역대 최다 국내 연간 판매량(4만9481대) 경신이 확실해 보인다. 

셀토스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 기아는 준대형 SUV 모하비를 제외한 모든 내연기관 RV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하게 된다.

국내에서 선호하는 SUV를 중심으로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점도 기아가 오랜 기간 국내 판매 왕좌를 놓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주요 요인이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가운데 SUV를 포함한 RV는 모두 85만6362대로 세단(45만9967대)보다 판매량이 86.2%나 더 많았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국내 승용차 누적 판매량을 세단과 RV(SUV 포함)로 나눠보면 현대차는 세단 20만8451대, RV 22만4687대를 판매한 반면 기아는 세단 15만6357대, RV 30만2199대를 국내에서 팔았다.

현대차는 준중형, 중형, 준대형 세단 국내판매 1위 모델인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세단에 힘을 준 라인업을 갖춘 반면 기아는 경형 RV 레이부터 소형 SUV 셀토스, 준중형 SUV 스포티지, 중형 SUV 쏘렌토, 대형 RV 카니발에 이르기까지 국내 RV 대부분 차급에서 최고 인기 모델들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기아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을 보유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젊고 세련된 SUV 이미지를 강조한 디자인 변화에 힘입어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