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파운드리 '전성기' 다가와, 엔비디아·AMD·인텔·퀄컴 수주 독식

▲ 대만 TSMC가 내년 하반기에 대형 반도체 고객사들의 3나노 파운드리 물량을 대거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반도체공장 건물.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TSMC의 3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가동률이 내년 상반기까지 다소 침체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중요한 성장 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신제품, 인텔 CPU와 퀄컴 및 미디어텍의 모바일 프로세서가 모두 TSMC 3나노 공정을 활용해 위탁생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공상일보는 7일 “TSMC의 3나노 공정은 아직 애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며 “가동률 하락으로 수익성도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해 말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애플 아이폰15 및 신형 맥북프로에 사용되는 ‘A17’과 ‘M3’프로세서를 주로 위탁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다.

애플 새 아이폰과 맥북 출시 효과가 사그라드는 내년부터는 자연히 TSMC의 3나노 파운드리 가동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공상일보는 내년 중반 이후부터 상황이 빠르게 반전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엔비디아와 AMD, 인텔과 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고객사들이 새로 합류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그동안 고사양 CPU를 대부분 자체 제조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했지만 최근 파운드리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일부 제품 위탁생산을 TSMC에 맡기려 하고 있다.

앞으로 파운드리 공정에 주로 활용할 18A(1.8나노급) 생산라인 증설에 집중하기 위해 3나노 등 공정으로 생산하는 반도체는 TSMC에 맡긴다는 전략이다.

공상일보는 “인텔은 오래 전부터 TSMC와 3나노 프로세서 개발에 협력해 왔다”며 “내년에 파운드리 가동률을 높이는 데 상당한 폭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퀄컴과 미디어텍은 2025년 초부터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공급할 고사양 프로세서를 3나노 파운드리로 생산해 애플에 대응할 성능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공상일보는 엔비디아 H200과 B100, AMD의 MI300X 등 내년 출시를 앞둔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도 모두 TSMC 3나노 공정을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대형 반도체기업들이 모두 주력 제품 위탁생산을 TSMC 3나노 공정에 맡기기 시작하며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전성기가 열리는 셈이다.

애플 역시 차기 아이폰16 프로에 쓰일 새 모바일 프로세서를 TSMC 3나노 미세공정 라인에서 위탁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상일보는 “TSMC 3나노 미세공정은 내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점차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장기간 실적에 중요하게 기여하는 핵심 공정으로 자리잡게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SMC보다 약 6개월 앞서 3나노 파운드리 상용화에 성공했다. 연말부터 한 단계 발전한 3나노 2세대 공정을 파운드리 사업에 도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TSMC가 대형 고객사들의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사실상 독차지하는 상황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와 파운드리 시장에서 격차를 좁히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시장 점유율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매출 기준으로 57.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12.4%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TSMC 3분기 매출에서 3나노 공정의 비중은 6% 안팎으로 집계됐다. 내년 하반기부터 3나노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