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기업의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3년간 1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한 소비자가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을 구매했다면 증거를 제출할 필요 없이 100% 환불해 주기로 했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는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직접 발표를 진행한 현장은 기자들로 가득 찼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올해 배우 마동석씨를 광고 모델로 섭외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10월 알리익스프레스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613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8월과 비교해 약 4.4배가 늘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10월 국내 종합몰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순위에서도 G마켓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중국앱이 월간 이용자 수 기준으로 국내 온라인몰 순위 3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마친 레이 장 대표는 ‘프로젝트 클린’이라는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선제적 예방 조치’다. 유통 전에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이 있으면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 알리익스프레스가 우리나라에서 ‘프로젝트 클린’을 진행한다. <비즈니스포스트> |
레이 장 대표는 이를 위해 판매자 검증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판매자가 브랜드 허가증과 판매 허가를 갖고 있는지 사전에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검증 시스템도 실시하기로 했다. 인공지능으로 텍스트 뿐만 아니라 제품 사진, 가격 비교 등 복합적 알고리즘을 통해 가품을 판단한다.
인공지능 검증 시스템이 작동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지금도 ‘프라다’, ‘발렌시아가’ 등 명품 브랜드 이름을 입력하면 검색 결과가 뜨지 않지만 ‘럭셔리 슈즈’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관련 상품이 많이 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레이 장 대표는 “인공지능 기술로 많은 가품들을 골라낼 수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지금도 인공지능이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 배우고 있으며 그럼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사람이 직접 개입해 가품을 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을 타깃팅한 보완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제적 예방 조치를 위해 판매자들에게 강력한 페널티도 부과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약 870개 상점이 가품 판매로 인해 문을 닫았다.
‘품질 보증 시스템’도 도입한다. 소비자들이 가품으로 의심되는 상품을 구매했다면 증거를 제출할 필요 없이 100% 환불이나 반품할 수 있다.
레이 장 대표는 “지적재산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권리자들의 소송을 돕기 위해 법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의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거버넌스도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끊이지 않는 가품 논란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가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레이 장 대표는 올해 10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블랙야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12만9천 원에 판매되고 있는 패딩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2만6천 원에 팔린다”며 “다 중국에서 만드는 짝퉁 제품이다”고 레이 장 대표를 질책했다.
국정감사 이후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블랙야크 제품이 더 이상 검색되지 않는다. 블랙야크가 알리익스프레스에게 조치를 요청한 적도 없는데 검색결과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그동안 충분히 조치가 가능했는데도 손 놓고 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와 함께 임시중지명령 발동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 느낀 부담 때문인지 레이 장 대표는 한국 브랜드 보호 전담팀을 새로 만들었다.
레이 장 대표는 한국 브랜드 보호 전담팀으로 접수된 신고건을 그 즉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한송이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마케팅 총괄. <비즈니스포스트> |
레이 장 대표의 발표가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발표를 영어로 했던 레이 장 대표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중국어로 진행했다.
레이 장 대표는 답변하기 전 옆에 앉아있던 한송이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마케팅 총괄과 한참씩 얘기하기도 했다.
레이 장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얼마나 이용할까. 혹시 레이 장 대표도 가품을 받은 적이 있을까.
간담회에 참석한 A 기자의 질문에 그는 “지금은 중국에 살기 때문에 한국에서 알리익스프레스로 구매해 본 경험은 많지 않다”며 “하지만 중국에 있을 때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구매해보고 있으며 곧 한국에서 상주하게 되면 알리익스프레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가품을 받아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레이 장 대표는 말을 아꼈고 한 총괄은 가품을 받아본 적은 없다고 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