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포스코홀딩스가 전남 광양에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을 완공하며 국내 첫 리튬 상업생산을 본격화한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전환 뒤 2차전지소재 원료 채굴부터 생산까지 투자에 박차를 가해왔다. 
 
포스코홀딩스 리튬 양산 본격화, 최정우 '비중국' 2차전지 원료 공급망 선점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2차전지 소재 원료의 비중국 공급망을 선점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원료 공급망 독점에 맞서 포스코홀딩스가 2차전지소재 원료의 '비중국' 공급망을 선점하는데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원료 채굴에서 생산 확대까지 공급망 수직계열화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전날 준공하며 핵심 신성장 동력인 2차전지소재인 주원료 양산에 들어갔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2021년 포스코홀딩스와 호주 광산개발 회사인 필바라미네랄이 합작해 만든 회사다. 

호주 광산에서 채굴한 광석리튬을 가공해 연산 2만15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1공장을 준공하면서 관련 매출이 연내부터 본격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는 내년까지 1공장 인근에 2공장을 지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수산화리튬 생산규모를 2배인 4만3천 톤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전기차 약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지주사 출범을 계기로 2차전지소재 및 원료 사업 등 신사업을 강화해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 도약하는 방침을 추진해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포스코의 물적분할 지주사설립 안건이 상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경영구조를 지주사로 전환해야 철강과 신사업의 균형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또한 친환경 미래 소재기업으로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앞으로 3년을 리튬을 중심으로 한 2차전지 소재원료사업의 공급망을 완성하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원료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이다. 

2차전지업계에서는 지금껏 탄산리튬을 주원료로 하는 양극재를 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2차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니켈 함유량 80% 이상의 고부가 양극재에 쓰이는 수산화리튬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호를 기반으로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1, 2단계 공장을 내년과 2025년 준공한다. 리튬은 통상 채굴방식에 따라 염호에서 추출하는 염수리튬과 광산에서 채굴하는 광석리튬으로 구분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생산한 탄산리튬을 국내에 들여와 광양에서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아르헨티나에서는 탄산리튬 공장 건설을 모두 4단계에 걸쳐 추진해 아르헨티나 염수 자원을 바탕으로 리튬 1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홀딩스는 광석리튬뿐 아니라 염수리튬 모두 생산하는 구조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최 회장은 리튬 조달지역 및 생산방식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11월8일 캐나다 엘버타주 투자청(IAC)와 유전염수 리튬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캐나다 현지에서 리튬 광구를 모색하고 리튬 추출 상용화 공정을 실증하기로 했다. 북미 리튬 생산거점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염수 및 광석리튬 이외에 새로운 유전염수 리튬 채굴 방식으로도 원료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전염수는 석유가 매장된 지층 주변에 존재하는 물로 리튬 등 광물을 함유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대규모 매장량이 보고되고 있어 새로운 리튬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사업 가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990만 원)의 보조금(세액공제)을 제공한다. 

다만 리튬 등 배터리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미국 또는 한국과 같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때 절반인 3750달러를, 북미에서 제조하는 배터리 주요 부품 비율이 50% 이상인 때 나머지 절반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광석리튬에 기반해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국가 가운데 현재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는 한국과 호주 2나라 뿐이다. 생산공장 또한 이번에 준공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공장을 포함해 3개 공장에 그친다.

더욱이 2025년부터 외국 우려 단체(FEOC)가 추출·가공한 핵심 광물이 포함된 배터리는 보조금(세제혜택)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미국 재무부는 12월 초 FEOC에 관한 세부규정을 발표할 계획을 세웠는데 중국 국영기업의 핵심 광물은 우선적으로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의 2차전지원료 공급망 강화를 향한 광폭행보는 미국 등 서방경제권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비중국 공급망을 선점하려는 구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홀딩스 리튬 양산 본격화, 최정우 '비중국' 2차전지 원료 공급망 선점

▲ 포스코그룹이 29일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준공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데일 헨더슨 필바라미네랄 CEO, 앤서니 키어넌 필바라미네랄 이사회 의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서동용 국회의원,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박창환 전라남도 정무부지사. <포스코그룹>

2016~2018년 전기차 보급 확대 전망이 나오면서 리튬 가격이 3배나 뛰자 글로벌 광물기업들이 앞다퉈 해당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에 리튬 수요에 앞서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리튬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글로벌 기업들은 하나둘 발을 뺐다.

이를 틈타 중국기업들은 중국정부의 강력한 지원정책을 등에 업고 리튬 광물 및 재가공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2월 호주 필바라의 광석 리튬 광산 지분을, 같은해 8월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광권을 인수해 리튬 원료 공급처를 확보한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염호 인수 절차가 지연되자 폐전지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해 리튬을 생산하는 기술과 광석인 리튬정광으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이에 따라 현재 포스코홀딩스는 현존하는 모든 방식으로 리튬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은 2018년 포스코켐텍(현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2차전지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관한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관련 사업에 추진력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 회장의 2차전지 미래에 관한 비전과 확고한 비전이 깔렸다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리사이클링 사업으로도 발을 넓히며 2차전지소재 원료 공급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7월 중국 화유코발트, GS에너지의 합작사 포스코HY클린메탈의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했다. 

해당 공장은 연간 블랙파우더(폐배터리를 파쇄해 선별 채취한 검은색 분말) 1만2천 톤을 처리해 니켈 2500톤, 코발트 800톤, 탄산리튬 2500 톤 등의 2차전지소재원료를 회수할 수 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2차전지소재 원료 금속을 추출해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남 광양 율촌산업단지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뿐 아니라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포스코HY클린메탈의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 등을 건설하며 생산거점으로 조성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2차전지소재 공급망 강화하는 일은 친환경 미래 소재 사업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리튬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올랐다면 내년에는 리튬사업을 실제로 목격하게 된다"며 "리튬가격의 하락 등 단기적 상황보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통한 장기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도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광양 리튬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중장기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미국 IRA 법안으로 중장기 포스코홀딩스 리튬사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