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최근 유가·환율의 하향세와 여객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4분기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항공사는 비용구조가 유가, 환율, 금리에 영향을 받기에 항상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전쟁에 따른 유가상승 우려 등은 이제 잠잠해 진 모양이다”고 봤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 5% 하락 시 분기 기준 영업비용은 183억 원 줄어들고 환율이 5% 떨어지면 분기 세전순이익은 178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된다.
국제유가를 살펴보면 두바이산원유 가격은 9월말 배럴당 94.99달러로 고점을 찍고 10월 들어 하락했다가 24일 배럴당 81.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를 정제해 얻는 항공유의 가격도 자연스럽게 낮아지며 비용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서 3분기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로 집계된 바 있다.
환율 역시 하향 안정세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10월 평균 1350.69원으로 고공행진하다 하락해 11월 한 때 달러당 1280원 대까지 내려갔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300원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율은 항공기 리스부채 상환, 항공기 엔진 및 부품 유지보수, 항공유 구매 등의 거래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거래 상대방이 주로 해외기업들이다보니 달러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비용부담 완화가 예상됨에 따라 제주항공이 2023년 뚜렷한 실적 개선을 거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해외여행이 재개된 효과를 온기로 반영하는 첫 해로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이연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항공사들도 움츠러들었던 영업활동을 재개하면서 누적된 손실을 털어내기에는 올해를 적기로 보고 있다.
김이배 대표는 올해 신년메시지에서 제주항공의 경영방향으로 ‘운외창천(雲外蒼天,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을 제시하면서 실적 반등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그는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단거리 해외여행이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적게 받고 오히려 불황기에는 장거리 해외여행 수요가 단거리 여행으로 전환되는 경향도 있는 만큼 단거리 해외노선에 주력하는 제주항공에 기회가 될 것이다”고 봤다.
일단 10월 국제선 여객 실적흐름은 견조하다. 제주항공의 국제선 여객수송실적은 올해 10월 68만 명으로 2022년 10월 20만 명보다 3배가량 늘었고 2019년 66만 명보다도 많다.
양승윤 유진투자 연구원은 “4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나, 10월 운송 데이터에서 생각보다 견조한 여객 흐름이 확인되었다”며 “11월 약간의 부침을 겪은 이후 12월 겨울 성수기 진입에 따라 재차 여객 수요가 반등하겠다"고 예상했다.
여객수요가 견조한데 비용부담이 완화된다면 3분기의 일시적 부진을 털어낼 수 있다.
앞서 제주항공은 유가 및 환율의 고공행진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3분기 시장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연간 실적 추정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연료유류비로 1350억 원을 지출했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해 운항편수는 8.6% 늘어났으나 연료유류비 지출이 22.7%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추석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9월27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 마련된 제주항공 카운터에 대기접수 마감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내년에는 원달러환율의 추가 하락 전망이 나오면서 비용부담 완화 기조가 이어질 태세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17일 발간한 보고에서 “2024년도 원달러 환율은 달러의 약세 흐름에 연동돼 점진적으로 하락하겠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고금리 유지 기조, 중국 경기의 더딘 회복 속도 등으로 달러당 1300원 내외에서 방향성을 탐색한하다 하반기에 미 달러 약세, 국내 수출 및 제조업 경기 펀더멘털 개선 등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봣다.
전 연구원은 2024년 분기 평균 원달러환율을 △1분기 1310원 △2분기 1300원 △3분기 1275원 △4분기 1260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김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출신으로 2020년 6월 제주항공의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27일 애경그룹은 김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