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종희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KB금융 > |
[비즈니스포스트] “오늘 아침 현관문을 나서며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KB는 지금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고 우리 앞에 놓인 시대적 소명은 무엇인가.”
양종희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취임사를 이 같이 시작했다. 그리고 취임사 마무리에서도 이렇게 다짐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오늘처럼 이 질문을 되새길 것입니다. KB는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내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KB금융에 2014년 11월 이후 9년 만에 새 회장이 취임했다.
KB금융은 21일 오전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신관에서 고객, 소상공인, 협력직원, 사회적기업 대표 및 임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대 회장인
양종희 회장의 취임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향후 주요 경영방향으로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경영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주는 경영 △주주의 ‘지지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초점은 첫 번째 주요 경영방향으로 내세운 ‘상생경영’에 맞춰졌다.
양 회장은 취임사에서 “오랜 기다림 끝에 아파트 분양에 당첨돼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부부고객의 기쁜 표정, 작지만 사업체를 꾸리고 처음 수표와 카드를 발급한 젊은 사업가의 희망찬 모습을 보면서 금융회사의 역할과 사명감을 배웠다”며 과거 고객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금융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CEO로 일하는 동안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KB금융이 국민과 함께 성장한 만큼 국민 모두가 행복하고 삶이 풍요로워질 때 KB금융의 성장도 비로소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이다.
상생경영이 양 회장이 내정된 이후 KB금융의 주요 과제로 내세운 '국내 금융산업의 스탠더드(기준)'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 회장은 “이제는 기업도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객과 사회적 가치를 균형 있게 추구하는 기업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다드다”고 강조했다.
그는 “KB가 사회적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고 리딩금융그룹으로서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이 내세운 4가지 주요 경영방향을 보면 사회를 향하는 상생경영과 함께 ‘고객’과 ‘직원’, ‘주주’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하나씩 향하고 있다.
결국 사회, 고객, 직원과 함께 하는 성장이 곧 주주가치 성장으로 연결되고 이것이 다시 사회와 고객, 직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한 것이다.
양 회장은 “사회, 고객, 직원, 주주, 저는 이 모든 분들과 ‘함께 성장하는 가치’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KB가족 여러분들도 ‘우리 모두의 더 나은 내일, 그리고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와 함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보자”며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양 회장은 1961년생으로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주택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영업점 및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 년 간 일했고 2008년 KB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경영관리부장, 전략담당 상무,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룹 내 대표적 전략 및 재무통으로 지주 전략담당 임원시절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이끌었다. 인수 뒤에는 2016년부터 5년 동안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아 그룹 내 비은행 강화의 선봉에 섰다.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뒤에는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중소상공인)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사업 영역까지 총괄 지휘하며 그룹 전반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 회장 임기는 앞으로 3년, 2026년 11월20일까지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