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3세경영 선두주자로 구동휘 부상, 2차전지 소재사업 미래 책임진다

▲ 구동휘 LSMnM COO(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이 LS그룹 3세경영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구동휘 LS일렉트릭 대표이사 부사장이 비철금속소재기업 LSMnM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아 LS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

구동휘 부사장은 오너3세 가운데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만큼 LS그룹의 장기 성장 전략인 ‘비전2030’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LS그룹은 21일 2024년도 임원 인사를 발표하면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비철금속소재 계열사인 LSMnM에 COO(최고운영책임자)와 경영관리본부를 신설하고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를 LSMnM의 COO로 선임한 것이다.

LSMnM은 2022년 LS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10조8786억 원을 기록했을 만큼 중요한 곳으로 꼽힌다. LS그룹의 2022년 전체 매출은 약 36조 원 수준이었다.

게다가 LSMnM은 최근 구자은 회장이 LS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계열사로 부각되고 있다.

LS그룹은 LSMnM,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를 통해 황산니켈 → 전구체 → 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함으로써 2차전지 산업 생태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LSMnM은 황산니켈 생산을 담당한다.

LSMnM은 올해 3월 출자사인 토리컴에 황산니켈공장을 준공하며 전기차(EV) 배터리 소재 사업의 첫 걸음을 뗐다.

황산니켈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다. 모회사인 LSMnM이 동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니켈 함량 18% 이상)을 공급하면 출자사인 토리컴이 불순물 정제와 결정화를 거쳐 2차전지용 황산니켈(니켈 함량 22.3%)을 생산하게 된다.

LSMnM이 본격적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상황에서 구동휘 부사장이 이를 이끌어갈 적임자로 낙점된 셈이다.

구 부사장은 2022년 E1 신성장사업부를 이끌며 신성장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LS이링크를 설립하는 등 LS그룹 신사업을 선도하며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왔다.

구동휘 부사장은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 회장의 장남이다. 1982년생으로 오너3세 가운데도 어린 축에 속하지만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며 LS그룹 내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부사장은 입사 뒤 임원을 다는 데까지 약 3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2019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고 2022년 부사장에 올랐다.

LS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사실상 구 부사장의 그룹 회장직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 그려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룹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업을 맡아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LSMnM은 2차전지 소재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구동휘 부사장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구 부사장이 유력한 차기 LS그룹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오너 일가에 내려오는 ‘장자 승계 원칙’ 때문이다.

LS그룹은 1세대 오너인 구태회 LS산전 명예회장, 구평회 E1 명예회장,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 ‘태, 평, 두’ 형제들의 장남이 LS그룹 총수를 돌아가면서 맡는 방식으로 2세 경영이 이어져왔다.

이에 따라 고 구자홍 LS그룹 초대회장,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순으로 LS그룹 총수를 맡았다. 구자홍 회장은 구태회 회장의 장남, 구자열 의장은 구평회 회장의 장남, 구자은 회장은 구두회 회장의 장남이다.
 
LS그룹 3세경영 선두주자로 구동휘 부상, 2차전지 소재사업 미래 책임진다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 겸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런 흐름대로라면 원칙적으로 고 구자홍 회장의 장남인 구본웅 마음커뮤니케이션 대표가 차기 LS그룹 총수 1순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구본웅 대표는 LS그룹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오래전부터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다.

이 때문에 구자열 의장의 장남인 구동휘 부사장이 3세 경영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꼽히고 있다.

구동휘 부사장은 3세 경영인 가운데 그룹 지주사인 LS 지분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2023년 9월30일 기준 구 부사장의 LS 지분은 2.99%로 아버지인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1.87%)보다도 많다.

구동휘 부사장은 LS, E1, LS일렉트릭 등을 그룹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도 총수를 맡기 전까지 LS전선, LS니꼬동제련(LSMnM), LS엠트론 등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는 점과 닮아있다.

LS그룹은 “구동휘 부사장은 LSMnM의 소재 사업 추진을 가속화하고 파이낸셜 스토리 구축을 통한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자은 회장 체제가 아직 2년차인 만큼 차기 LS그룹 총수 후보군을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많다. 

구장홍 회장과 구자열 의장이 각각 9년씩 LS그룹 총수를 지낸 것을 감안하면 구자은 회장은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2030년까지 LS그룹을 이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