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실적에 엔비디아 이어 AMD 수주효과 반영, AI반도체 경쟁에 수혜

▲ 대만 TSMC가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에 힘입어 내년 1분기부터 실적 반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MI300X' 시리즈 홍보용 이미지. < AMD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첨단 파운드리 공정으로 엔비디아에 이어 AMD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을 늘리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반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IT전문지 WCCF테크 보도에 따르면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가 내년부터 TSMC의 주요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AMD는 신제품인 ‘MI300’ 시리즈를 앞세워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제품 수요를 일부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MI300은 고성능 GPU와 HBM3 규격의 고대역 메모리 등을 적용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학습과 발전에 필요한 사양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 제품이다.

WCCF테크는 대만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내년부터 MI300 시리즈 생산이 본격화되며 AMD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연히 AMD 반도체를 주로 위탁생산하는 TSMC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WCCF테크는 “TSMC는 AMD의 오랜 공급 협력사로 자리잡고 있다”며 “TSMC가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중요한 파트너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적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반도체는 TSMC의 7나노 이하 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을 활용해 생산된다. 첨단 공정은 생산 단가와 수익성이 높아 TSMC의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할 공산이 크다.

TSMC가 올해 반도체 및 전자제품 업황 악화로 주요 고객사 수주 물량이 줄어들며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CCF테크는 “반도체 업계에서 공급 과잉 문제는 점차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형 고객사들의 위탁생산 물량이 TSMC의 매출 증가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년 1분기는 일반적으로 전자제품 비수기에 해당해 TSMC가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을 기록하는 시기로 꼽힌다.

그러나 WCCF테크는 증권가 분석을 인용해 “TSMC는 내년 1분기부터 꾸준한 분기 매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악화 영향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에 주로 활용되는 5나노 및 애플 반도체 위탁생산에 쓰이는 3나노 미세공정 가동률이 높아지며 TSMC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AMD의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이 늘어나는 데 이어 엔비디아가 중국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점도 TSMC의 실적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중국에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수출할 수 없게 되자 성능을 낮춘 신제품을 개발해 중국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엔비디아와 AMD, 애플의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이 증가하며 내년 1분기부터 TSMC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강세로 TSMC가 주요 미국 고객사에서 벌어들이는 대만달러 기준 매출이 늘어난 점도 실적 반등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일보는 “오래된 구형 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TSMC는 ‘인공지능 열풍’에 올라타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수요 증가에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