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로 '재미 본' 애플, 디즈니 ESPN 인수에 400억 달러 들일 가능성

▲ 애플이 미국 프로축구리그 중계권 확보 성과를 발판으로 삼아 디즈니의 ESPN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자체 제작한 리오넬 메시 다큐멘터리 타이틀 이미지.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디즈니의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을 인수하는 데 최대 400억 달러(약 52조 원)의 거액을 들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플이 미국 프로축구리그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성과로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에서 긍정적 성과를 거둔 만큼 ESPN 인수를 통해 더욱 과감한 베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9일 블룸버그를 통해 “ESPN은 애플이 인수를 추진할 만한 최적의 대상”이라며 “매각 가격이 350억~4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일부 자산 매각을 검토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ESPN 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애플의 ESPN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수 년 전부터 자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를 새 성장동력으로 앞세우며 콘텐츠에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플이 최근 스포츠 중계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ESPN 인수설에 더욱 힘이 실렸다.

애플은 매년 2억5천만 달러(약 3265억 원)를 지불하고 미국 프로축구리그를 독점적으로 생중계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현재 세계 최고 축구선수로 평가받는 리오넬 메시가 미국 인터마이애미CF로 이적하며 미국 프로축구리그에 전 세계 시청자의 관심이 크게 높아져 애플이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애플은 이에 맞춰 리오넬 메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직접 제작해 애플TV+에서 방영했고 유료 구독자 수를 늘리는 데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애플은 프로축구리그 중계로 성공을 거두며 스포츠 시장에서 기회를 보게 됐다”며 “ESPN은 매우 값진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이전에도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애플의 ESPN 인수는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는 등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에서 강력한 성장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SPN은 이미 NFL과 NBA 등 미국 프로축구리그보다 시청자 수가 훨씬 많은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애플이 ESPN 인수를 통해 애플TV+ 구독자에만 경기를 생중계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한다면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과 아마존이 ESPN 인수전에 라이벌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전했다.

두 회사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본격적인 대결에 뛰어든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 경쟁에 매우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현지시각으로 8일 CNBC와 인터뷰에서 “ESPN의 전략적 협력 방안과 관련해 다수의 기업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에 더 많은 정보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