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새 스마트폰 ‘V20’의 하드웨어를 크게 바꾸고 구글과 협력해 인터페이스도 대폭 개선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새 스마트폰 전략에서 하드웨어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조 사장의 이런 승부수가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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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LG전자는 31일 “V20에 이전작보다 더욱 개선된 ‘세컨드 스크린’이 탑재된다”며 “구글 안드로이드의 새 기능과 연계해 인터페이스 측면에서 활용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가 이전작인 V10에서 처음 선보인 세컨드 스크린은 기본 화면 외에 별도의 작은 액정화면을 탑재해 앱 단축버튼 또는 알림창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V20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새 버전인 ‘누가’가 세계 최초로 탑재된다. 구글은 새 운영체제에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 전체의 내용을 통합검색할 수 있는 ‘인앱스’를 적용한다.
사용자가 인앱스를 실행해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메일과 주소록, 문자메시지와 콘텐츠 플랫폼 등에서 해당 단어가 포함된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기능은 애플이 지난해 모바일 운영체제 iOS9부터 처음 적용한 ‘스포트라이트’ 검색기능과 유사하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구글의 인앱스 검색은 수많은 사용자가 기다려왔을 강력한 편의기능”이라며 “스마트폰 사용경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새 인터페이스 기능”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는 V20의 경우 사용자가 세컨드 스크린을 통해 인앱스 단축기능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어 다른 앱을 실행하고 있을 때도 가장 편리하게 새 인터페이스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조준호 사장은 “V20과 구글의 진화하는 검색기능의 시너지로 소비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V20에 음향전문업체 ESS와 뱅앤올룹슨이 참여한 고품질 음악재생기능을 탑재했다. 또 V10에 적용됐던 전문가용 촬영기능 등을 더 강화하고 있다.
V20은 V10에 적용됐던 전면 듀얼카메라와 G5에 적용됐던 후면 듀얼카메라를 모두 적용해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다양한 카메라기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과 애플 아이폰7 등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작은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보다 내부적인 기능개선에 주력하는 안정적인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V20에 이전작인 G5와 같이 대대적 변화를 적용하는 전략으로 스마트폰시장에서 LG전자만의 차별화 노력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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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V20'으로 추정되는 제품 이미지. |
조 사장은 V10을 지난해 10월 초 공개했지만 올해는 9월6일로 출시행사를 대폭 앞당기며 시장선점을 노리는 공격적 전략도 사용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행사보다 하루 앞선 것이다.
LG전자가 V20을 공개한 뒤 9월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하면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공급부족으로 시장확대가 늦어지고 있는 만큼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잠재수요를 빼앗아올 수도 있다.
조 사장은 상반기 신제품 G5에 모듈식 디자인 등을 적용하는 대규모 변화전략을 실험했지만 초기 양산 대응에 늦고 모듈의 활용성을 증명하지 못해 뼈아픈 판매부진을 겪었다.
V20의 경우 인터페이스와 미디어재생 등 실제 활용성이 높은 기능개선에 집중하는 변화를 추진한 만큼 이전작과 달리 LG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전자전문매체 엔가젯은 “V20은 음악감상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에게 특히 꿈같은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전작에서 지적받은 단점을 대폭 개선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