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세계 해운업 불황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진해운의 위기는 2008년 국제 경제위기 이후 세계적인 해운업 불황이 지속되던 중에 발생했다고 블룸버그가 30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한진해운은 세계 해운업 불황의 상징”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덴마크 에이피몰러머스크, 독일 하파크로이트. 프랑스 씨엠에이씨지엠 등 세계적인 해운사들은 수요나 화물운임이 회복될 가망이 없는 상태에서 인수합병과 비용절감 등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해운조사기관 피언리시큐리티의 한 연구원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해운사들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재정상황이 개선된 회사는 거의 없었다”며 “해운사들은 큰 손실을 보면서 외부자금이 투입돼 운영되고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 해운업계에서는 인수합병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지만 해운업 불황 타개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불룸버그는 지적했다.

씨엠에이씨지엠은 싱가포르 해운사인 넵튠오리엔트를 25억 달러(약 2조8천억 원)에 사들였고 하파크로이트와 중동 선사인 UASC는 올해 6월 합병을 결정했다. 또 중국 정부도 지난해 국영 선사인 중국원양과 중국해운을 합병해 중국원양해운그룹을 설립했다.

해운컨설팅회사인 드류리마리타임서비스 관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현재 해운사들이 진행 중인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은 오직 생존을 위한 것”이라며 “선박수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인수합병과 구조조정만으로는 가격결정력을 회복할 수 없고 수요가 늘어야 회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 및 유전 분야도 불황이 계속되면서 해운업황을 더욱 어렵게 몰고 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 조선 및 유전 분야의 회사들도 2년 전부터 유가 하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데 이 때문에 에너지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관련 해상 물동량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황은 점차 악화되다가 올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해운조사기관 드류리마리타임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해운산업은 2015년부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올해도 공급과잉 탓에 50억 달러(약 5조6천억 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상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 시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CCFI지수가 2010년 도입 이후 올해 4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