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8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다수 확보, 삼성전자 TSMC에 실질적 위협

▲ 인텔이 18A 미세공정 파운드리로 이미 3곳의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TSMC에 실질적 위협을 주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2025년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18A(1.8나노급) 미세공정으로 이미 여러 고객사를 확보했다고 밝히며 파운드리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TSMC가 같은 해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과 생산 투자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의 급성장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텔은 현지시각으로 26일 3분기 콘퍼런스콜을 열고 반도체 위탁생산을 담당하는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인텔이 4년 동안 5종류의 새 공정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무모한 도전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이 3분기에 EUV(극자외선) 공정 기반의 인텔4(4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고 연말까지 인텔3(3나노급) 미세공정 기반 반도체 생산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상위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TSMC는 지난해 12월 3나노 반도체 대량생산에 들어갔는데 인텔이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셈이다.

팻 겔싱어는 특히 20A(2나노급) 및 18A 공정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2024년 상반기 20A, 2025년 18A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되면 인텔이 2019년 파운드리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수 년만에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 수준을 모두 뛰어넘게 되는 셈이다.

물론 고객사 반도체 수주사업에 해당하는 파운드리 특성상 새 공정기술을 활용해 위탁생산할 반도체 설계기업의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겔싱어는 인텔이 18A 공정으로 이미 3곳의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소식을 이날 처음 발표했다.

인텔은 최근 대형 고객사의 18A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확정짓고 막대한 선금까지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는데 2곳의 추가 고객사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이다.

겔싱어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고객사가 “특별히 뛰어난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갖춘 반도체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파운드리 기술 경쟁력을 자신했다.

이날 인텔이 발표한 파운드리 수주 성과에 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내놓았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인텔 주가는 26일 종가 대비 약 7.7% 상승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겔싱어는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인공지능 분야 고객사들이 인텔의 앞선 반도체 기술과 관련해 예상보다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인텔 1.8나노 파운드리 고객사 다수 확보, 삼성전자 TSMC에 실질적 위협

▲ 팻 겔싱어 인텔 CEO. <인텔>

인텔의 18A 공정 반도체 물량을 선주문한 대형 고객사로 엔비디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근 대만에서 열린 IT행사에 참석해 인텔 파운드리를 활용한 반도체 시험생산 결과를 두고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퀄컴도 이전부터 인텔의 파운드리 활용 가능성을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고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는 빅테크기업도 고객사 후보로 꼽히고 있다.

겔싱어는 “인텔이 반도체 생산 능력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파운드리 고객사 대응에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인텔은 삼성전자와 TSMC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가장 경계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2025년부터 경쟁사를 모두 뛰어넘겠다는 미세공정 기술 개발 목표가 상당히 공격적인 데다 현재 미국 등에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공장 투자 규모도 가장 크기 때문이다.

인텔은 미국 오하이오 및 애리조나, 오리건주 반도체공장에 모두 600억 달러(약 81조 원) 넘는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독일 반도체공장 투자 규모도 300억 유로(약 43조 원)에 이른다.

겔싱어는 콘퍼런스콜에서 인텔이 세계 주요 지역에 모두 반도체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TSMC가 현재 미세공정 반도체를 거의 다 한국과 대만에서만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인텔의 장점을 앞세운 셈이다.

겔싱어는 이날 투자자들을 향해 내놓은 발표에서 파운드리 분야 성과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며 파운드리가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와 TSMC가 첨단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상황에서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던 인텔이 이른 시일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인텔은 특히 이르면 2024년부터 삼성전자를 넘고 세계 파운드리 2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어 삼성전자가 경쟁에 대응하는 일이 더욱 다급해지고 있다.

3분기에 인텔이 파운드리 부문에서 기록한 매출은 3억1100만 달러(약 4200억 원)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299% 증가했다. 약 4배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