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대항마' 소니 전기차 배터리 미국서 조달, LG엔솔 배터리 탑재 유력

▲ 소니와 혼다 합작법인이 아필라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니혼다모빌리티 아필라 전기차 시제품. <소니혼다모빌리티>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니와 혼다가 합작법인을 통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전기차 ‘아필라’에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아필라는 자율주행 기술과 게임, 음악 등 콘텐츠 활용에 특화한 차세대 전기차로 애플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애플카’에 강력한 잠재적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2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가와니시 이즈미 소니혼다모빌리티 사장은 “혼다가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미국에서 아필라 전기차 배터리를 수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니와 혼다 합작법인 소니혼다모빌리티가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의 예비 고객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 셈이다.

두 회사는 2025년부터 아필라 전기차 예약판매를 시작한 뒤 2026년 미국과 일본에서 차량 인도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필라 전기차 시제품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모빌리티쇼에 전시되며 관람객과 외신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소니와 혼다는 아필라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얻을 수 있도록 콘텐츠 관련 기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운전자와 탑승자는 차량 내부에서 다양한 앱과 음악 등을 다운로드받아 이용할 수 있다. 소니 게임콘솔 ‘플레이스테이션’ 콘트롤러를 통해 게임을 동작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 앱스토어와 같이 외부 앱 개발자들도 참여해 아필라 전기차에서 실행되는 앱과 콘텐츠를을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다.

소니와 혼다는 이러한 콘텐츠 판매를 통해 꾸준한 추가 수익을 거두겠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아필라 개발은 이미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 현재는 본격 생산을 위한 설비와 공급망 등을 확보하고 있는 단계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급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혼다와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미국 오하이오에 44억 달러(약 6조 원)를 들여 대규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아필라 생산이 미국 혼다 전기차공장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지에 위치한 공장에서 배터리를 수급하는 일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아필라가 5G 통신과 자율주행,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 큰 가치를 담고 있는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 방향성은 애플이 개발하고 있는 애플카의 시장 전략과 같은 선상에 있다. 애플은 이르면 2025년 말 자체 브랜드 자율주행 전기차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앱스토어와 애플뮤직 등 자체 콘텐츠 플랫폼과 운영체제를 애플카에도 적용해 전기차 시장에서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아필라와 애플카가 비슷한 시기 판매를 시작한다면 서로 중요한 경쟁 상대로 자리잡게 될 공산이 크다.

다만 콘텐츠 분야에 장점을 갖춘 소니가 혼다의 자동차 생산 노하우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애플카의 세부 사양이나 디자인, 제조업체 등은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소니와 혼다 전기차가 인기를 끈다면 자연히 LG에너지솔루션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높아진다.

닛케이아시아는 아필라가 향후 테슬라 또는 구글과 협업하고 있는 르노, 아마존과 자동차용 콘텐츠 개발에 협력한 볼보 등을 경쟁상대로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