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부진한 업황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도 카드 회원 수를 늘리며 외형 성장이라는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업황이 나아지면 실적을 견인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한 것인데 업황 개선 시기를 고려하면 이창권 사장의 연임 여부가 중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수익 악화에도 외형 확대 성과, 이창권 실적 반등 기회 잡을까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KB국민카드의 회원 수를 늘리며 외형 성장이라는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올해 3분기 누적 이자비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2% 증가한 5135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5671억 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73.5% 올랐다.

이에 KB국민카드는 연결기준으로 2023년 3분기 누적 순이익 2724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보다 22.7% 감소한 것이다.

3분기 순이익만 따로 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줄어든 795억 원에 그쳤다.

반면 외형적 요소는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카드업계에서 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카드업계는 순위를 나열할 때도 순이익보다 대체로 시장점유율을 사용할 만큼 외형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원 수가 많으면 결국 시장점유율과 영업수익으로 이어지는 것과 별도로 신규 카드 발급을 위해 제휴사와 협상을 할 때 유리한 측면이 있는 등 간접적인 수익 제고 요인이 될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회원 수는 2023년 9월 1994만4천 명으로 지난해 9월보다 21만3천명 증가했다. 

특히 시장점유율에 반영되는 신용카드 회원증가가 전체 회원 수 증가를 이끈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카드 회원 수는 2023년 9월 1191만 명으로 2022년 9월보다 55만5천명 늘어난 반면 체크카드 회원 수는 같은 기간 18만 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이용자 중심의 회원 수 증가는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이 올해 초 출시한 ‘위시카드’가 흥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위시카드 시리즈는 2023년 1월 출시된 뒤 9개월 만에 40만 좌가 발급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6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기 캐릭터 토심이 디자인을 적용한 ‘마이위시카드 토심이 디자인'을 내놓으며 카드 이용자 늘리기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마이위시카드 토심이 디자인은 9월 말 기준 4만9천 좌 넘게 발급됐다.

이 사장은 3분기까지 이어온 외형성장세를 4분기에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 수익 악화에도 외형 확대 성과, 이창권 실적 반등 기회 잡을까

▲ 사진은 위시카드.< KB국민카드 >


KB국민카드가 올해 4분기 ‘쿠팡 와우 카드’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유료회원 11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 카드가 출시되면 KB국민카드가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장은 올해 신용카드 회원 수를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반등 기회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세계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미국 국채 금리가 11월부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미국 국채의 고금리 행보가 11월 가운데 단기 분수령을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국민카드의 이번 3분기 실적에서도 반등 여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감소했지만 외형성장세에 힘입어 3분기 누적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증가했다. 

부진한 업황이 완화되면 개선된 실적을 거둘 여력이 충분한 셈이다.

다만 이 사장의 임기가 올해까지라는 점은 실적 개선의 변수로 꼽힌다. 금리 여건이 완화되고 이 영향이 실적에 나타나는 시기를 고려했을 때 연임에 성공하지 못하면 실적 개선에 나설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KB금융그룹은 계열사 대표가 처음 2년 임기를 마치면 1년의 임기를 추가로 부여해왔다. 이 사장은 올해로 임기 2년차를 맞이해 1년을 연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