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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조 클럽' 경쟁 키움 이탈 가능성, 삼성증권 리테일 강화 속도 낸다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3-10-25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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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증권사 ‘1조 클럽(한 해 영업이익 1조 원 이상)’ 가입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키움증권이 큰 악재를 맞으며 삼성증권이 단독 선두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리테일(개인금융) 역량 강화를 통해 영업이익 1조 달성을 위한 ‘막판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1조 클럽' 경쟁 키움 이탈 가능성, 삼성증권 리테일 강화 속도 낸다
▲ 삼성증권이 리테일 강화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존에 키움증권은 올해 1조 클럽 입성에 가장 가까운 증권사였지만 현재 선두경쟁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주가가 700% 이상 오르면서 주가조작 종목으로 의심받던 영풍제지가 지난 18일 하한가 사태를 맞으며 19일 거래가 정지됐다.

그 결과 키움증권은 지난 20일 장마감 뒤 영풍제지 종목에 대해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키움증권에서만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한 것은 증거금률이 경쟁사와 대비해 이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을 포함해 대부분 주요 증권사들은 영풍제지의 주가흐름이 심상치 않자 올해 초부터 7월에 걸쳐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하면서 미리 리스크를 차단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이달 18일까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면서 작전세력이 모여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19일 영풍제지 거래가 정지되고 나서야 증거금률을 100%로 높였다.

키움증권은 거래가 재개되면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채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키움증권 실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4분기 실적에 2500억 원의 비용이 반영될 것이다”고 말했으며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25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키움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9772억 원 수준으로 삼성증권(9344억 원)보다 높았다. 그러나 키움증권은 최소 수천억 원대의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삼성증권이 단독 선두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삼성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고려할 때 1조 클럽 입성을 위해선 약 656억 원이 여전히 모자라다.

삼성증권 자체 노력으로 깜짝실적을 달성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리테일 부문에 힘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자사 MTS에 ‘실전영상’ 기능을 도입하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증권사 '1조 클럽' 경쟁 키움 이탈 가능성, 삼성증권 리테일 강화 속도 낸다
▲ 삼성증권 MTS 내 '실전영상' 하단의 항목. 누르면 실제 거래창으로 이동된다. <삼성증권 엠팝 캡처>
주식, 채권, 연금, 리츠, ETN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주제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쉬운 설명을 제공하는 것인데 영상을 보다가 바로 해당 상품으로 이동할 수도 있어 편의성이 높다.

실제로 실전영상 기능에서 거래창으로 바로 이동하는 고객의 비율이 오픈 초기인 5월엔 5% 수준이었으나 9월에는 20%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삼성증권 MTS는 ‘제11회 베스트 MTS 어워드’를 최근 수상하기도 했다. MTS 인지도에서 부동의 1위이던 키움증권이 이번 사태로 이미지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삼성증권 MTS의 이미지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기준 삼성증권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155만 명으로 2위 키움증권(152만 명)에 앞서 있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삼성증권의 유튜브 구독자 수가 약 1만 명 앞선 채로 2위 키움증권과 초근접 레이스를 이어왔으나 최근 1주일 들어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콘텐츠 역량을 탄탄하게 강화한 결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이 최근 게재한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통상적으로 1만 회를 가뿐히 넘어서는 등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흥미 위주 콘텐츠와 쉽게 풀어 쓴 리포트 설명 영상 등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유튜브 구독자 수는 리테일 고객 유입에 일정 부분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 등 지속으로 하반기에도 증권업계 IB(기업금융)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이 리테일 역량 강화를 통해 올해 1조 클럽 왕관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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