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프로야구 FA 뒷돈 계약 의혹 나와, KBO 총재 허구연 "조사 권한 없다"

▲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문화체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계약서 뒷돈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프로야구 사무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면계약 등을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난색을 드러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4일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6개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구연 총재에게 “연초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장정석 전 KIA타이거즈 단장이 박동원 선수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뒷돈거래를 했다는 실체가 드러났다며 운을 띄웠다. 

유 의원은 KBO가 보관하고 있는 프로야구단의 FA 계약서 가운데 KBO가 매년 야구 연감에 공개한 것과 내용이 다른 계약서가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적게는 5천만 원에서 많게는 14억 원까지 차이가 나 구단이 뒷돈을 챙겼다는 의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에 허구연 총재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도 “2018년까지는 선수와 구단이 계약서를 각자 쓰고 KBO 사무국은 계약 내용을 공시해오다가 2019년부터는 이면계약도 기재하는 통일 계약서를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연감에 나와있는 FA 계약은 스포츠기자들이 보도한 자료를 가지고 만드는 것”이라며 “KBO에 제출된 것과 상이한 게 있는데 잘 살펴보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료를 살핀 결과 뒷돈 거래는 없었다”며 “이와 관련된 내용을 유 의원께서 주신다면 좀 더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총재는 또 FA 계약서 전수 조사 의향을 묻는 유 의원의 질의에 “총재가 전수 조사를 할 권한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면서도 “KBO 사무국에 뒷돈 의혹을 조사할 권한은 없다”며 한계점을 명확히 했다.

유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내 구단들이 KBO에 제출해 KBO가 보관하고 있는 FA 계약서 중 KBO가 매년 발표하는 야구 연감과 내용이 다른 계약서가 다수 발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실제 선수의 진술을 인용해 SSG랜더스 전신인 SK와이번스의 FA 선수 계약 과정에서 뒷돈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SSG랜더스는 유 의원 주장을 곧바로 부인했다. SSG랜더스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구단은 선수와 코치진 계약과 관련해 어떠한 뒷돈 거래도 없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KBO에 관련 진상 조사를 바로 요구하며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가려달라”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