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내년도 이익 증가 어렵다, 김영섭 5G 가입자 확대와 비용 감축 방안 고심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5G 가입자를 확대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 찾아낼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KT가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영업이익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5G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물가상승에 따른 인건비, 서비스원가 증가로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은 커졌기 때문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5G 가입자를 효과적으로 확보할 방안을 찾는 동시에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다방면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2023~2025년 최소 주당배당금을 2022년과 같은 1960원으로 책정하면서 배당금에 대한 주주들의 걱정을 해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의 재원이 될 이익 성장에는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는 올해 들어 이동통신 가입자를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하는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보면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2023년 1월 1691만2350명에서 7월 1709만9384명으로 18만7034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무선 가입자 수가 각각 71만3017명, 88만5493명씩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입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다.

5G 가입자 증가율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KT의 5G 가입자 수는 올해 1월 858만1551명에서 8월 943만3889명으로 85만2338명 증가했지만 2022년 약 200만 명이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한국은 현재 100명당 5G 가입자 비중이 54.2%로 덴마크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이미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2024년에도 유의미한 5G 가입자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의 2023년 하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낙관적으로 봐도 전년 대비 3% 감소한 5800억 원 정도일 것”이라며 “이동전화매출액 흐름을 감안하면 2024년에도 실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11월 되기 전에 (KT 주식) 비중 줄이는 게 좋다”며 이례적으로 사실상의 매도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KT가 2024년 매출 26조7021억 원, 영업이익 1조4973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1.4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1% 감소하는 것이다.

올해 8월 KT 대표이사로 새로 취임한 김영섭 사장은 만만치 않은 경영환경을 맞은 셈이다.

김영섭 사장은 우선 5G를 비롯한 무선통신 경쟁력을 다시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앞세운 5G 요금제로 젊은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KT를 비롯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최근 청년다이렉트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이 가운데 KT 요금제가 가장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신3사가 모두 출시한 3만4천 원의 청년다이렉트 요금제를 비교하면 뚜렷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가격대의 요금제에서 KT는 데이터 16GB를 제공하는 반면 SK텔레콤은 12GB, LG유플러스는 10GB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데이터 차이는 4만~5만 원대 청년다이렉트 요금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여기에 KT는 5G 요금제에 데이터를 밀고 당겨 쓸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데이터는 다음 달로 자동 이월되고 부족하다면 다음달 데이터를 이달로 당겨쓸 수 있는 방식이다. KT는 과거 LTE에서 이와 같이 데이터를 이월할 수 있는 밀당 요금제를 출시해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비용을 감축하는 방안도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으나 판매관리비 축소와 같은 방식으로 비용 효율화를 추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김 사장은 2015년 LGCNS 대표로 부임했을 때도 비용절감을 통해 실적개선을 이끈 경험이 있다.

또 적자규모가 큰 자회사를 적극적으로 정리할 수도 있다.

특히 KT 계열사 가운데 오랫동안 골칫덩이가 되고 있는 르완다법인 KTRN이 정리대상 1순위로 떠오른다.

KTRN은 올해 상반기에만 순손실 283억7900만 원을 냈는데 이는 KT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순손실 폭이었다.

게다가 KTRN은 르완다 정부가 2022년 12월 KTRN이 가지고 있던 LTE 도매사업 독점권을 취소하고 다른 통신사들도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서 향후 실적 전망도 어두워진 상황이다.

KT 부동산 계열사 '넥스트커넥트피에프브이', 러시아 법인 'KT RUS LLC', 금융 계열사 '이니텍' 등의 적자 계열사도 향후 구조조정 후보군으로 거론될 수 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