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10-19 14:3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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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가 이색·테마 패키지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패키지 상품은 외형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수익률도 높다는 점에서 하나투어의 성장에 중요한 사업분야다.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하나투어의 패키지여행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가 26일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다.
19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송 대표가 25일 발표할 중장기 전략에 패키지 상품 강화 내용이 담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색 패키지, 테마 패키지 등 하나투어가 패키지에서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패키지 상품군 ‘하나팩 2.0’을 진화시키고 디지털서비스도 더 발굴해서 패키지 상품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중장기 사업전략은 최근 이색 패키지 상품 출시의 연장선상으로도 읽힌다.
하나투어는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와 손잡고 6박8일 일정의 패키지 ‘영국 3대 글로벌 옥션 하우스 아트투어’를 18일 선보였다. 영국의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 등 글로벌 미술품 경매업체 3곳의 경매장을 방문하는 패키지로 미술업계 최초로 기획된 상품이다.
같은 날에는 전문 사진작가와 떠나는 해외출사 여행상품군을 공개했다. 유명 사진작가들이 멘토로 동행하는 상품으로 전문가로부터 사진촬영법을 배우고 다양한 해외 사진명소에서 사진작가들이 찍어주는 사진을 1인당 200여장 제공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하나투어의 맞춤형 여행 브랜드 ‘제우스월드’도 기존 개인별 주문 여행상품에 더해 패키지 출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제우스월드는 지난달 그룹 여행 패키지 상품군 ‘울트라럭스’로 △세랭게티 국립공원의 사파리를 탐방하는 ‘탄자니아 8일’ △캐나다 로키산맥을 열차를 타고 주파하는 ‘로키마운티니어·로키일주 9일’ △일본 나오시마 4일 등의 패키지가 우선 출시됐다.
송 대표는 올해 선보인 전문가 동반 테마여행 상품군을 더욱 확장하고도 있다.
팝 음악 전문 유튜버 ‘우키팝’과 함께한 ‘스페인 Mad Cool 2023’, 축구 유튜버 ‘김진짜’와 떠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축구 직관 여행, 아웃도어 투어 전문가 ‘길바울’과 함께하는 트래킹 여행 등이 대표적인데 해당 상품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완판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송 대표가 해외 패키지 송출객 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2019년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패키지는 항공권 판매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는 올해 3분기 기준 패키지송출객수 수 35만7천 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수치의 58%에 그치고 있다. 회복속도의 둔화 원인으로는 중국으로의 패키지 송출객 수가 여전히 2019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이 꼽힌다.
송 대표도 중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7월 중순 3일의 일정으로 중국 백두산을 방문해 ‘백두산 패키지’ 상품을 현지에서 직접 점검하고 개선사항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을 정도다.
당시 송 대표는 “고객의 눈높이에서 달라진 '하나팩 2.0'을 몸소 체험해 봄으로써 고객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중국 상품 정상화를 위해 노력한 임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올해 1분기부터 다시 흑자를 보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120억 원, 영업이익 117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99% 늘고 흑자전환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투어를 둘러싼 환경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하나투어는 여행산업의 구조적인 변화에 고전하고 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온라인여행사(OTA)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다.
▲ 하나투어의 고급 여행 상품 브랜드 '제우스월드'는 기존 개인별 맞춤형 여행상품에서 그룹 패키지 상품 출시로 영역을 확대했다. 제우스월드의 패키지 상품군 '울트라럭스'의 ‘로키마운티니어·로키일주 9일’ 상품 설명 사진. <하나투어>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패키지 여행업이 플랫폼 기반 온라인여행사(OTA)와의 경쟁에서 구조적으로 밀리며 하나투어의 출국 점유율이 감소했다”며 “하나투어의 출국 점유율은 3분기 12.1%로 코로나19 직전 3개년도 평균치 19.9%를 여전히 크게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하나투어는 야놀자의 계열사 인터파크트리플과 항공권 발권 순위를 놓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 대표는 1976년 생으로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한 뒤 와튼스쿨에서 최고경영자과정(MBA)를 취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입사해 매니징디렉터로 활동했다.
그는 2020년 3월 하나투어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송 대표가 하나투어의 사업전략을 발표하는 것은 지난해 말 단독대표체제 전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신재희 기자